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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오락가락 날씨, 먹을 것도 딱히…단골 캠프지 오키나와 패러다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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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일본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를 연 KBO리그 팀들이 현지 변화무쌍한 날씨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일 오키나와 차탄구장에서 열린 KIA와 주니치의 평가전 모습. 오키나와 | 김용일기자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오키나와 날씨가 예전 같지 않고, 먹거리도 딱히 마땅치 않아서….”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연 KBO리그 구단에선 너나 할 것 없이 이같은 푸념이 나온다.

오키나와는 KBO리그 팀이 가장 많이 찾는 스프링캠프 장소다. 올해 KT, NC, 키움이 미국 애리조나에 둥지를 틀었지만 나머지 팀은 1차 또는 2차 훈련지로 모두 오키나와를 선택했다. 한국과 2시간 거리인 일본 최남단 지역으로 한겨울인 1~2월에도 낮 평균 섭씨 20도 안팎의 기후와 더불어 일본 프로야구팀이 몰려들 정도로 훈련 여건이 잘 갖춰져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오키나와는 최근 이상저온 현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키나와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2월 평균 낮 기온은 평년보다 4~5도 낮은 15~17도였다. 기온 자체는 훈련하기에 무리가 없지만 문제는 아열대성 기후로 스콜성 소나기가 자주 내리고 강한 바람이 동반하면서다. 좁은 지역에 30분에서 1시간가량 비가 쏟아지고 멎는 현상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지난 9~15일 오키나와에 머물던 기자 역시 하루 정도를 제외하곤 매일 비를 봤다.

오락가락한 날씨로 각 팀이 훈련 일정을 짜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이런 현상이 두드러져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리는 ‘오키나와 리그’가 파행 운영된 적도 있다. 평가전 시작 전후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리다가 그치는데, 그라운드가 망가져 아예 경기 자체를 취소하는 일이 빈번했다. 지난 16일 구시카와 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두산-KIA 평가전도 전날 밤부터 내린 비가 오전에 그치긴 했으나 그라운드 상태를 본 양 팀 코치진이 부상 방지를 위해 전격 취소했다. 그나마 구시카와 구장에서 스프랑캠프를 치른 두산과 온나손 아카마구장을 쓰는 삼성은 실내 훈련장이 갖춰져 있어 비가 내리면 대체 훈련이 가능하다. 그러나 KIA가 쓴 킨 구장, 한화의 고친다 구장은 실내 훈련시설이 없다. 특히 KIA는 두산전에 앞서 지난 8일 갑작스러운 비로 정상 훈련이 어려워져 예기치 않게 휴식일을 보냈고, 14일 우라소에에서 치른 야쿠르트전에서도 폭우에 6회 강우 콜드로 경기를 끝내야 했다. 오키나와에 머무는 동안 코치진들은 폭우에 따른 ‘긴급 회의’를 수차례 열었다.

먹거리도 문제다. A구단 관계자는 “선수 사이에서도 음식이 맞지 않는다는 얘기도 나온다. 기후 특성상 열대과일 종류는 평이 좋지만 육류 등은 육즙도 말라 있고 질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B구단 관계자는 “온나손 지역에나 가야 먹거리가 많지 다른 지역은 딱히 마땅치 않다”고 했다. 두산이 훈련하는 구시카와 구장만 하더라도 음식점을 찾아보기 어려운데 구단은 자체 식당을 운영하면서 호텔에 들어가는 출장 뷔페를 가동했다.

그렇다고 대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많은 구단이 미국 애리조나로 떠나고 싶어 하지만 훈련장 확보가 쉽지 않고 비용이 만만치 않다. B구단 관계자는 “예전보다 날씨에 대비해서 훈련을 더 세분화해서 변수에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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