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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D-9 한국당 전당대회...黃 "과반 득표율" 吳 "여론조사로 반전" 金 "태극기 세력 결집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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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 ‘文정부 실정’ 공격하며 수성(守城) 전략...과반 득표 관건
吳, "黃⋅金은 친박" 부각하며 중도, 수도권 표심 집중 공략...인지도 무기로 여론조사 기대
金, "진짜 우파는 나"...‘태극기 부대’ 결집으로 승부수

오는 27일 열리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레이스가 반환점을 향해 가고 있다.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기호순) 당대표 후보는 지난 14일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두 차례 방송 토론을 통해 공방을 주고 받은데 이어, 18일엔 '보수의 심장'이라는 대구에서 두 번째 합동연설회를 갖는다. 황 후보는 선거전 초반 우세를 점하고 있다는 자체 평가 속에 안정적 레이스 운영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오세훈 후보는 '개혁성'을, 김진태 후보는 '전투력'을 앞세워 황 후보 추격에 나서고 있다는 게 당내의 대체적인 평가다.

황 후보 측은 레이스 초반 경쟁자들과 공방을 벌이기보다 문재인 정부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 경제, 안보에서 문 정부의 실정(失政)을 집중 부각시킴으로써 '보수 대표 주자'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것이다. 황 후보는 지난 14일 첫 열린 충청,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문재인 정부는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까지 흔들고 있다"고 했다. 그 전날에도 황 후보는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한민국 경제와 국민의 삶을 실험한다", "북핵 문제도 '일방적인 낙관론'으로 국민의 안위를 걸고 도박을 한다"고 했었다.

황 후보 측의 이런 선거 전략은 당내 의원, 당원 지지에서 두 후보에 앞서 있다는 자체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후보 측이 각 지역별로 당협위원장 지지세 분석을 마친 것으로 안다"며 "당협위원장 지지 확보에선 다른 두 후보를 상당히 앞서 있다는 게 황 후보 측의 자체 평가"라고 했다. 다른 당 관계자는 "황 후보 측의 관심은 과반 득표율 달성과, 나아가 지난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전 대표 득표율 65.7%를 넘길 수 있느냐"라고 했다.

이런 분위기는 황 후보의 토론 답변에서도 엿보인다. 그는 다른 후보에 대해 질문할 때는 주로 정책과 관련된 질문을 하며 ‘수성(守城)’에 치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7일 TV토론에서는 "국민과 당원의 바람은 '내부 총질하지 말라'는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후보가 전당대회 이후 당 통합 문제에 더 무게를 두는 듯한 인상"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14일 오후 대전 한밭운동장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충청ㆍ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로 나선 황교안 전 총리가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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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후보는 수도권, 중도층 표심을 끌어모으는 전략을 쓰고 있다. 오 후보는 내년 총선과 2022년 대선 과정에서 당이 ‘위기’에 놓여 있음을 거듭 강조하는 것도 우파적 색채가 강하단 평가를 받는 황교안⋅김진태 후보와 차별화 전략으로 보인다. 그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극복해야 한다"고 해온 오 후보는 지난 14일 대전 합동연설회에서 "황교안, 김진태 두 분을 보면 어쩔 수 없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생각난다"고도 했다.

오 후보 측은 내부적으로 당대표 경선 투표에 30%가 반영되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와 비박(非朴) 성향 당원들의 지지표 확보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시장을 두번 지낸 인지도를 바탕으로 여론조사 투표에서 선전하고 수도권 및 복당파 의원 지역구 당원표를 대거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수도권' '중도표'를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도 이를 염두해둔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오 후보 측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5⋅18 폄훼’ 발언 논란에서 보듯 한국당이 지나치게 우경화하고 있다는 여론이 오 후보에게 쏠릴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14일 오후 대전 한밭운동장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충청ㆍ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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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후보는 '강한 우파’ 같은 선명성을 강조하면서 '태극기 부대'의 지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지난 14일 첫 합동연설회 때 김 후보를 지지하는 '태극기 부대'가 대거 현장에 몰려나오기도 했다. 작년 6월 지방선거 이후 한국당에는 8000여명의 '태극기 부대'가 입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김 후보가 작년 10월부터 (전당대회 투표권을 갖는) 책임당원을 대거 가입시켰다"며 "그동안 당 '외곽 세력'에 머물렀던 태극기 부대가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하느냐가 김 후보 득표력의 관건"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중도층 전략에 대해서도 "중도층은 어느당에 대한 의견도 밝히기 싫어하는 분들로 이런 분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확실한 의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제대로 된 우파 가치를 지키지 못하고 자꾸 좌편향되는 입장을 취한다면 굳이 한국당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김 후보가 다른 후보들에게 ‘이념 성향’에 관한 질문을 자주 던지는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14일 오후 대전 한밭운동장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충청ㆍ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로 나선 김진태 의원이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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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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