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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1억원 만수르 세트'가 쓰레기로…초라한 '버닝썬'의 마지막 밤 [사진in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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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지난 17일 오후 10시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클럽 '버닝썬'의 모습. 영업 당시 사용된 듯한 각종 도구들과 샴페인 등이 쓰레기처럼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다.


집단폭행 사건에 이어 고객에게 마약을 판매하고, 성폭행을 방관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경찰 수사를 받는 클럽 '버닝썬. 일요일인 지난 17일 오후 10시쯤 강남구 역삼동 르 메르디앙 서울 호텔 지하에 있는 이 클럽을 찾았다.

매주 목요일부터 주말까지 강남 대표 클럽으로 명성을 날리며 인파로 북적였던 버닝썬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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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호 버닝썬 대표는 이날 오전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부 사정으로 버닝썬 영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완전히 사업을 철수할지, 임시로 중단할지는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인데, 경찰의 압수수색에 이어 전·현직 임직원과 관계자들이 줄줄이 소환되고 현실로 미뤄보면 이른 시일 내 재개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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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은 지난해 2월 개업 후 단기간에 강남의 대표 클럽으로 부상했다. 그룹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진 덕분이다.

버닝썬의 명성을 더욱 높인 것은 이 클럽에서 VVIP를 상대로 판매하는 1억원짜리 세트 메뉴인 이른바 '만수르 세트'다. 이 초고가 메뉴는 세계 최고 갑부이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1부리그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인 아랍에미리트의 재벌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Sheikh Mansour Bin Zayed Al Nahyan·47)을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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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트에는 '세계 최고의 샴폐인'이라고 불리는 아르망 드 브리냑(Armand de Brignac) 12ℓ짜리 1병이 포함돼 있다. 이밖에 '대륙 세트' A·B·C는 각각 5000만원이며, '천상 세트'도 1000만원에 달한다.

버닝썬의 마지막 밤은 초라했다. 굳게 닫힌 문 주변에는 버닝썬에서 버린 듯한 쓰레기가 널브려져 있었다. 급히 옮긴듯 여기저기 부서지고 깨진 내부 집기가 흩어져 있었다. 1억짜리 만수르 세트의 필수품인 아르망 드 브리냑을 담았던 상자도 이처럼 어지럽게 나뒹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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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외에도 다른 버닝썬 관계자도 SNS를 통해 '오늘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는 글을 올렸다.

영업을 중단한 이유는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한 직원은 "업장 내부 사정으로 17일 일요일부터 영업이 종료되고 새로운 업장으로 2∼3개월 뒤 재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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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이 위치한 호텔인 르메르디앙 서울은 전날 이클럽 측에 임대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관련 내용증명을 보냈다.

버닝썬은 집단폭행과 물뽕(GHB) 판매 논란이 불거진 뒤 폭행사건 당사자인 영업이사 장모씨를 퇴사 조치하고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영업을 이어갔으나 결국 악화된 여론 앞에 폐쇄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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