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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경제칼럼] 국가명운 건 기술전쟁 `세계화 4.0`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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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2일 제49회 2019년 다보스포럼이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불참하는 등 G20 정상들 참여가 과거보다 저조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는 국제 갈등과 4차 산업혁명 시대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현시대의 정치, 세계화 등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시스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면서 자국 중심주의가 확산되고 국가 간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으로 닥쳐올 변화는 엄청나지만 이를 맞을 준비가 부족한 상태다. 이에 다보스포럼에서는 세계가 공존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 협력체계 ‘세계화 4.0(Globalization 4.0)’을 핵심 어젠다로 내놨다.

올해 주목해야 할 글로벌 이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2019년 글로벌 10대 트렌드’는 이런 이슈에 대한 전망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새롭게 부상할 트렌드를 제시한다.

올해 10대 트렌드 중 첫 번째는 ‘너도나도 트럼프(Trumpfication)’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출범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자국 우선주의’가 극우 열풍과 결합돼 번져나가고 있다. 최근 브라질, 영국, 스웨덴 등에서 극우 성향 정치인이 주목받는 가운데 2019년 대선과 총선을 앞둔 주요국에서도 선심성 공약과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정치인 행보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이로 인해 전 세계의 다자간 협력체계는 더욱 약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글로벌 추세가 반(反)자유무역주의를 심화시켜 WTO 체제를 압박한다는 의미로 ‘WTO, WTO(Where To Go)’도 제시됐다. 2001년부터 다자 무역협상인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교착 상태에서 헤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빈번해지는 무역분쟁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WTO는 존폐 위기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관련 트렌드로는 ‘비즈니스 모델 엑소더스 심화’ ‘AI에서 AT(Autonomous Things·자율사물)로의 이행’ ‘Tech Wars(기술전쟁)’ ‘충전사회’ 등이 꼽혔다.

디지털 혁명으로 산업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탈피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율주행, 자동화 로봇 등 자율사물의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기술혁명 성패에 따라 기존 국가 간 위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 패권 장악을 위한 공세와 견제가 심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 밖에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 간의 정책 충돌을 예상하는 ‘워싱턴의 그리드락(Gridlock)’, 시진핑 주석의 새로운 성장 위주의 정책 추진을 의미하는 ‘신묘(新猫·새로운 고양이)한 중국 경제’,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따른 신흥국의 영향을 전망하는 ‘신흥국, Localized pressure(국지적 압력)’, 국제기구의 환경 규제 본격화를 알리는 ‘Global under Eco-Regulations(글로벌 친환경 규제)’ 등이 올해 트렌드에 포함됐다.

2019년은 도전의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 경제 상황은 녹록지 않고 자국 우선주의 확산으로 세계는 분열과 불신에 휩싸이고 있다. 기술혁명이라고 하는 4차 산업혁명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인류는 무한한 기회와 위험이 공존하는 기로에 서 있다. 미래를 내다보고 건설할 수 있는 지혜를 키우기 위해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매경이코노미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96호 (2019.02.20~2019.02.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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