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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슈퍼루키' 이정은 숫자로 드러난 우승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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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정은 6. 사진제공 | KLPGA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핫식스’ 이정은6(23)가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공식 데뷔전을 톱10으로 장식했다. ‘슈퍼루키’로 불리며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고 걸맞는 실력을 과시했다. 비록 최종 라운드에서 이븐파로 순위를 더 끌어 올리지는 못했지만 데뷔전에서 드러난 각종 기록은 언제든 우승을 노려볼 만 한 실력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이정은은 지난 17일 막을 내린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 LPGA투어에서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공동 10위에 올랐다. 우승을 차지한 미국의 넬리 코르다와 9타, 준우승을 차지한 고진영과 7타 차였다. 이정은 스스로도 “최종라운드 당일 아침에 피로 때문인지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전지훈련 때 나오던 미스샷이 최종전에서도 나왔는데 체력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퍼트 실수가 더러 있었고 그린 적중률도 기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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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투어 데뷔전에서 톱 10 진입에 성공한 이정은. 사진제공 | LPGA


이번 대회에서 이정은의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는 263야드(약 240m)였다. 지난해 초청 선수 자격으로 나선 LPGA 투어에서 261야드를 보낸 것과 비교하면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약간 향상됐다. 지난해 LPGA 투어 선수들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53야드(약 231m)와 비교하면 10야드 가량 멀리쳤다. 고진영이 268야드(약 245m), 코르다가 269야드(약 246m)를 보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5야드 가량 더 늘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드라이브 거리가 길면 세컨샷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은의 페어웨이적중률은 73.2%(41/56)였다. 고진영이 75%(42/56), 코르다가 78.6%(44/56)로 페어웨이를 조금 더 잘 지켰다.

날카로운 아이언 샷은 이정은의 장기 중 하나다. 호주 오픈에서 기록한 그린적중률 81.8%(59/72)는 지난해 LPGA 투어 상위 10걸의 최소값(73%)와 비교해도 훨씬 높았다. 고진영이 최종라운드 선전으로 86.1%(62/72), 코르다가 첫 날 첫 세 홀 보기플레이로 80.6%(58/72)로 집계된 점을 고려하면, 이정은의 아이언 샷은 대회기간 내 크게 흔들리지 않았던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드라이버와 아이언샷은 LGPA 투어 상위 랭커와 견줘도 손색없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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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한 퍼트감과 강철 체력이 LPGA 우승을 따내기 위한 필수 요소다. 사진제공 | KLPGA


문제는 퍼트다. 이번 대회에서 이정은은 홀 당 1.72개 꼴인 경기당 평균 31개였다. 고진영이 30개, 코르다가 28개 꼴로 라운드를 마쳤는데 퍼트 기복을 줄이는 것이 우승에 근접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미국 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오픈에 나선 ‘황제’ 타이거 우즈나 로리 맥길로이 등이 기복을 보인 것도 결과적으로는 들쑥날쑥한 퍼트 때문이었다.

공식 데뷔전이 주는 중압감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3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공동 3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리자 이정은에 대한 주목도가 더 높아졌다. 잘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은 평소보다 더 많은 체력을 소모하게 만든다. 그가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피로했다”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고진영과 박성현 등 먼저 LPGA 투어에 데뷔한 선수들이 한결 같이 하는 “투어는 체력전”이라는 말을 흘려버리면 안된다. 잦은 비행은 바이오리듬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졌더라도 무용지물이다.

이정은은 오는 28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 박인비 등 세계 톱 랭커들과 두 번째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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