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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문희상 발언 항의했다"vs"안했다" 한·일 외교장관 진실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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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외상 "놀랐고 유감이라고 말했다" 재반박

외교부 "이 건에 대한 일본 측 언급 없었다"

일 소식통 "커뮤니케이션상 오해 가능성"

지난 1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한일외교장관 회담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의 ‘일왕 사죄’ 발언에 대해 일본 측이 사과와 철회를 요구했는지 두고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 외무성의 발표에 대해 한국 외교부가 부인한데 이어, 17일 일본 측이 재반박 함에 따라 진실게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17일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무상은 뮌헨 현지에서 기자들에게 문희상 국회의장의 발언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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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15일(현지시간) 독일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외교부 제공) 2019.2.1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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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외상은 “‘대단히 놀람과 동시에 유감으로 생각한다’라고 (강경화 장관에게) 말씀 드렸고, 한국 외교부에는 제대로 대응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측 참석자들도 잘 듣고 있었기 때문에 메시지는 잘 전달됐다고 생각한다. ‘모른다’고 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전날 “고노 외상이 문 의장 발언에 항의했다”는 보도에 대해 대해 한국 외교부가 부인하자, 고노 외무상 본인이 직접 재반박하며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이어 고노 외상은 “지금까지 사죄와 철회를 요구한다고 3번, 4번 말했다. 한국 외교부에 제대로 대응을 요구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라는 것을 상대 측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은 지난 15일 일본 언론들은 한일외교장관회담에서 문 의장의 “전범 주범의 아들인 일왕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죄해야 한다”는 발언이 거론됐다고 보도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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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15일(현지시간) 독일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있다.(외교부 제공) 2019.2.1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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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통신 등은 “고노 외상이 회담에서 문 의장의 발언에 대해 거듭 사죄와 철회를 요구했지만 강 장관은 이와 관련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도쿄신문도 '일본 측 설명'이라면서 "사죄와 철회를 요구했으나 강 장관으로부터 발언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일 외무성은 홈페이지에 한일외교장관회담 내용을 설명하며 “한일의원연맹회장을 지낸 문희상 국회의장의 발언에 대해 일본의 입장을 재차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 외교부는 16일 이같은 일본언론의 보도를 부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출입기자들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 건에 대한 일본 측의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강 장관도 “고노 외상이 문 의장 발언에 항의했냐”라는 질문에 “없었다. 그런 이야기 없었다”고 반박하면서, 양측의 설명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이처럼 두 사람의 설명이 180도 다른데 대해, 일각에서는 양측의 커뮤니케이션의 오해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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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이 2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상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이날 양국 외교 수장은 북핵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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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한 소식통은 “강 장관이 부인한 것은 '사죄와 철회 요구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즉, 회담에서 문 의장 발언이 다뤄졌더라도 고노 외상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사죄와 철회’를 요구하는 발언은 없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고노 외상은 '사죄와 철회'의 뜻으로 "놀람과 유감을 전하며 외교부의 대응을 요구"했고, 강 장관은 문자 그대로 그런 발언은 없었던 것으로 받아들여 오해로 이어진 것이라는 해석이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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