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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중점] 가족없는 혁신도시..."주말에는 유령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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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07년부터 전국 11개 도시를 중심으로 '혁신도시'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혁신 도시란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계기로 정부와 기업, 학교 등이 힘을 모아 미래형 지역 도시를 만드는 사업입니다.

저희 YTN 취재팀은 이 혁신도시가 계획만큼 제대로 자리 잡고 있는지 점검했는데요.

곳곳에서 공통적인 문제점이 발견됐습니다.

규모가 큰 공공기관은 옮겨왔지만 정주 여건이 좋지 않다 보니 직원들이 이주 자체를 꺼리고 있습니다.

홀로 내려오거나 출퇴근에 의존하다 보니 주말이면 도시 전체가 텅 비어 유령도시를 방불케 하고 있습니다.

지환 기자입니다.

[기자]

일요일 오전, 혁신도시를 찾았습니다.

문을 연 상가가 거의 없습니다.

거리엔 아예 사람을 찾기 힘듭니다.

오늘은 일요일이고, 지금은 정오쯤입니다.

이곳이 강원도 원주 혁신도시에서 가장 상가가 밀집된 지역인데요.

보시다시피 사람이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일요일 장사를 하지 않거나, 상가를 포기해 임대 현수막만 나부끼고 있습니다.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임대료 없이 상가를 빌려준다고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새로 지은 빌딩 전체가 텅 빈 곳도 거리에 수두룩합니다.

[원주 혁신도시 주변 상인 : 상가 들어와서 문 열잖아요. 오픈해요. 오픈 손님은 좀 받아요.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장사 어렵고 수입 안 되고 인건비도 요즘 많이 올라서 감당 못 하고 식구들끼리 하려니까 힘들고 그래서 얼마 안 가서 문 닫고….]

12개 공공기관이 입주한 원주 혁신도시 계획 인구는 3만 명,

하지만 초·중학교 한 곳, 병설 유치원 한 곳을 제외하곤 아직 사립 유치원도 없습니다.

직원들은 여전히 수도권에서 출·퇴근하거나 '나 홀로 이주'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혁신도시 조성 지역 사정은 전국이 매한가지입니다.

가족 전체가 이주하는 건 전체 직원의 절반도 안 됩니다.

배우자 직장이나 자녀 교육, 그리고 순환근무제 때문인데, 그러다 보니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사람 없는 빈 도시가 되고 있습니다.

[원주 혁신도시 주변 상인 : 금요일 되면 (공공기관 직원) 70~80% 이상이 다 (서울) 올라가요. 금요일 저녁부터 휑해요. 낮에도 그렇고.]

원치 않던 기러기 아빠, 주말 부부 생활을 감내해야 하는 공공기관 직원들의 불만도 큽니다.

[이주 공공기관 직원 : 오히려 본인이 고생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부모님이 자녀를 맡아주신다거나 그랬을 때는 아무래도 여기에 아무것도 없잖아요. 연고가 없다 보니까.]

혁신도시 정책이 가족과 떨어져야 하는 '가슴 아픈 정책'이 되지 않기 위해선 무엇보다 교통이나 의료, 주거시설이 포함된 종합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합니다.

여기에 교육 특구 지정이나 세제혜택 등 파격적인 정부 지원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과 인프라 몰아주기 논란, 이에 따른 부동산 투기 등으로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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