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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리메이크했다. 영화 속에서 이병헌이 맡았던 1인 2역, 그리고 무능한 왕과 광대의 뒤바뀐 정치에 대한 큰 틀은 바꾸지 않았다. 영화에서는 이병헌이 1인 2역을 소화했다면, 리메이크된 동명 드라마에서는 여진구가 그 역할을 맡았다.
드라마 ‘왕이 된 남자’와 영화의 가장 큰 차별점은 연령대가 낮아졌다는 사실이다. 영화에서는 이병헌과 한효주가 호흡을 맞췄다면, 드라마에서는 아역출신 배우 여진구가 이세영이 나섰다. 연령대가 낮아졌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원작에 대한 이야기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선택도 옳았다. 영화로 작품을 접했던 관객의 만족감을 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영화와 다른 점을 바랐던 시청자들을 위해 새로운 인물과 사건을 만들어 충족감을 줬다. 새로 유입되는 시청자들의 발길을 붙잡는 데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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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1월 7일 방송분) 시청률 5.7%(닐슨,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 기준)를 찍은 이 작품은 가장 최근 방송한 11회(지난 12일 방송분)에서 2배 상승한 9.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 시청률은 동시간대 지상파 드라마마저 눌렀다.
현재 호평 속에 드라마가 종영을 향해 달려가는 만큼, 극이 흐트러지지 않고 뚝심을 발휘할 지 역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한국팬 제법 거느린 일본 명작이 원조…JTBC ‘리갈하이’
국내에서 자주 실패하는 리메이크 드라마 중엔 유독 일본 원작이 많다. 몇 작품을 제외하고 ‘내일도 칸타빌레’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 개의 별’ ‘최고의 이혼’ 모두 혹평 속에 종영했다. 그런 가운데 JTBC에서 다시 한번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했는데, 바로 ‘리갈하이’다.
이 드라마는 법 좀 만질 줄 아는 승률 100% 괴물 변호사 진구(고태림 역)와 법만 믿는 정의감 100% 초짜 변호사 서은수(서재인 역)의 이야기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변호사의 살벌하게 유쾌한 이야기를 담은 코믹 법조 활극이다.
드라마 줄거리만 봤을 때, 원작 드라마와 크게 다르지 않다. 원작 역시 돈 좋아하고 허세와 똘끼로 가득하지만 실력 하나는 끝내주는 무패의 변호사 사카이 마사토(코미카도 켄스케 역)가 주인공이다. 정의감 넘치는 신참 변호사 아라가키 유이(마유즈미 마치코 역)가 그와 만들어내는 합이 국내에서도 팬들을 양산했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국내판 ‘리갈하이’는 원작 팬들의 환상을 완벽하게 깨부쉈다. 1회에서는 성추행 에피소드와 성평등에 관한, 요즘 이슈를 다뤘다. 김정현 PD도 “2019년 한국의 현실을 반영, 한국식으로 변형해 에피소드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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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더 있다. 배우들 연기력도 팬들을 불편하게 한다. 특히 주인공 서은수의 연기 지적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아무래도 원작에서 주인공들의 연기가 워낙 인상 깊었기에, ‘리갈하이’ 속 배우들의 연기력이 아쉬움을 주고 있다.
일본 드라마 특유의 과장된 감정 표현은 빼면서 국내 정서에 맞게 리메이크하는 것은 필요하겠지만, 어설프게 사회 이슈를 담거나 원작 특유의 유머 코드를 잘못 옮겨 담았기에 리메이크의 의미가 반감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일본 드라마를 국내 정서로 바꿔 가져오기란 어렵다. 일본 드라마는 특유의 감성과 배우들의 다소 과장된 연기가 특징이다. 국내 팬들이 일본 드라마를 단순히 자막으로 봤을 때는 특유의 감성과 연기는 아무 문제가 없고, 재미를 유발하는 요소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일본 배우들이 했던 연기를 똑같이 하면 부담스럽고, 반감시키면 흥미를 쉽게 잃는다. 여기서 중심을 맞춰주는 것이 바로 연출이다. ‘리갈하이’가 조금 더 촘촘한 연출에 힘쓴다면 더 완성도 있는 작품이 탄생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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