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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美中 다음주 워싱턴서 막판 샅바싸움…무역 전쟁 종전이냐 확전이냐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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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일 베이징 협상을 끝낸 미국과 중국이 다음 주 미 워싱턴 DC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을 이어간다. 양측 모두 이번 베이징 협상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지만, 눈에 보이는 결과물은 내놓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1일 합의한 ‘90일 휴전’ 시한(3월 1일)이 2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다음 주 워싱턴 협상이 미·중 무역 전쟁 종전과 확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90일 휴전’ 시한 연장 가능성 또 밝혀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각) 백악관 로즈가든 기자회견에서 ‘3월 1일인 90일 휴전 기한을 60일 연장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을 받고 "날짜를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협상 진전에 만족하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합의에 가까워지거나 합의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판단하면, 나는 지금 우리가 부과하고 있는 것과 같은 관세를 유지하고 관세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14~15일 베이징에서 이틀간 진행된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이 끝난 직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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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9년 2월 15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중국과의 무역 전쟁 휴전 시한(3월 1일)을 연장할 가능성을 또 시사했다. /CNN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휴전 시한인 3월 1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바로 다음 날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현 10%에서 25%로 올릴 것이라고 밝혀 왔다. 중국이 중국에 진출하는 미국 기업에 강제 기술 이전 요구를 중단하고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라는 게 미국 측의 핵심 요구다.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시한 연장 의향을 내비치면서 양측이 3월 1일 이후 확전하지 않고 다음 단계의 협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굉장히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협상이 매우 복잡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존경하는 시 주석과 매우 긴밀히 일하고 있다고도 했다.

미·중 모두 "베이징 협상 진전 있었다"

양측은 일단 지난주 베이징 협상에 대해선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14~15일 베이징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과 고위급 협상을 했다. 이에 앞서 11~13일 베이징에서 실무급 협상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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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2월 1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미국 고위급 무역 협상단을 이끄는 스티븐 므누신(안경 쓴 사람) 미 재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므누신 장관 옆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 사진 맨 오른쪽 뒷모습은 중국 협상 대표단을 이끄는 류허 중국 부총리.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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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은 15일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 전 낸 성명에서 베이징 협상 결과에 대해 "상세하고 집중적인 논의를 통해 진전이 이뤄졌다"면서도 "아직 많은 일이 남아 있다"고 평했다. 백악관은 미국 대표단이 강제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사이버 절도, 농업, 서비스, 비관세 장벽, 환율 등 구조적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중국의 미국산 제품·서비스 구입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중 협상 범위가 포괄적이었다고만 밝혔을 뿐, 베이징에서 대표단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논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 측도 핵심 이슈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중국 국영 CCTV는 15일 시 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므누신 장관을 면담하며 양측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CCTV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시 주석은 "양측 대표단은 이번 협상에서 중요한 단계적 진전을 이뤘다"며 "양측이 상호 이익이 되고 ‘윈-윈’ 할 수 있는 합의에 이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시 주석에게 "우리는 매우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에 대해 진전을 이뤘다고 느낀다"며 "아직 할 일이 많지만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시 주석을 면담하기 전 트위터에 "류허 부총리,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생산적인 회의를 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트위터에 중국 대표단과 찍은 사진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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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므누신(앞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 미 재무장관은 2019년 2월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을 마친 후 류허(앞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과 찍은 기념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므누신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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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각서에 무슨 내용 담기나

이번 베이징 협상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양측이 협상에서 약속한 내용을 양해각서에 담겠다고 한 것이다. 양해각서 체결은 실질적인 첫 결과물이 될 수 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3월 1일 데드라인에 앞서 남은 문제에 관해 계속 협상할 것이며, 미국과 중국은 어떤 약속도 양해각서에 명시할 것이라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해각서 체결은 휴전 시한 연장의 근거이자 명분이 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양해각서는 백악관에 협상 시한을 연장할 근거를 줄 수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앞으로 정상회담에서 담판 지을 합의의 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에서 막판 샅바 싸움

다음 주 워싱턴 DC에서 재개되는 협상은 장·차관급으로 진행된다. 로이터는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 "류허 부총리와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각각 워싱턴 협상을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 주 트럼프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일정을 감안하면 다음 주 고위급 협상에서 휴전 시한 연장 여부가 결정돼야 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25일 베트남으로 떠나기 때문에 다음 주 고위급 협상에서 협상 시한을 연장할지, 조건부 합의를 볼지 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무역 전쟁의 운명은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최종 담판에 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최종 합의물을 민주당이 반대하지 않도록 협상 마지막 단계에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남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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