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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사용기] 캐논 RF 28-70㎜, 계륵서 '괴물 렌즈'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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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렌즈에서 표준 줌렌즈는 표준 화각인 50㎜(사람 눈으로 보는 범위와 비슷한 화각)를 기준으로 약 24㎜부터 70㎜ 화각으로 촬영할 수 있는 렌즈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화각으로 촬영이 가능해서 표준 줌렌즈라고 불리는데 조리개값(밝기)에 한계가 있어 아웃포커스 표현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이런 표준 줌렌즈가 효율성이 좋으면서도 표현력이 아쉬워 사용자들은 계륵(鷄肋)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버리기는 아깝고 쓰자니 아쉬운 렌즈라는 의미다. 하지만 캐논은 지난해 풀프레임(35㎜ 센서 탑재) 미러리스 카메라 EOS R을 출시하면서 대구경 마운트(렌즈와 카메라 접합부분) 설계를 선보여 기존 EF 렌즈군보다 밝은 RF 렌즈군 출시를 예고했다. 지난해말 캐논은 실제로 계륵이라 불리던 표준 줌렌즈 라인에서 RF 28-70㎜ F2.0 모델을 선보여 기존보다 두 단계 밝은 렌즈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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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S R과 RF 28-70㎜ F2.0 렌즈 조합은 여러 사진 촬영에 쓰기에 충분한 고성능을 자랑한다. /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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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S R과 RF 28-70㎜ F2.0 렌즈를 2주간 써본 결과 아웃포커스 효과를 주기에 충분한 조리개값으로 과거의 표현력 부족 단점을 보완했다. 또 대구경 마운트 설계를 바탕으로 화질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다만 광각 화각이 1단계 좁아진 점, 너무 큰 렌즈 크기가 아쉽다.

◇ 계륵은 옛말…화질과 아웃포커스 잡았다

EOS R과 RF 28-70㎜ 렌즈는 전천후로 쓸 수 있다. 풍경부터 인물 사진 촬영까지 무리없이 해낼 수 있다. 특별히 100㎜ 이상 줌렌즈가 필요한 사용자가 아니라면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 모두 사용하기에 좋다. 야경 촬영에서의 화질도 상당히 좋고 아웃포커싱도 기존 표준줌렌즈들보다 뛰어나다.

인물 사진 촬영시의 보케(빛 망울)가 상당히 좋은 편인데 F2.0으로도 보케 표현을 훌륭하게 소화한다. 특히 빛 망울이 원형에 가깝게 표현될 정도로 설계에 신경쓴 점이 엿보인다. 색수차 보정도 잘된 편이어서 야간의 흰 빛 촬영에도 색 표현력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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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S R바디에서 RF 28-70㎜ 렌즈로 찍은 창경궁 야경. 100% 확대해 아래에 붙인 부분을 보면 암부, 명부 표현이 상당히 깨끗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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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300만원대 고성능 렌즈인 만큼 13군 19매로 묵직하게 만들어진 데다가 야경 촬영에서의 빛 갈라짐도 18개 방향으로 부드럽게 번져 나가게 찍힌다. 밝은 영역과 암부 영역에서의 표현력도 우수하다. 무엇보다 모든 화각에서 조리개값 F2.0까지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이 렌즈의 높은 가격과 무게를 감당하게 해준다.

특히 밝은 고성능 렌즈여서 단순히 야경 촬영만이 아니라 야간 별 촬영이 가능할 정도로 화질과 밝기 확보가 된 렌즈다. 방진과 방수 기능도 탑재돼 있어 열악한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기존 EF 렌즈군에서 없던 별도 컨트롤링을 추가해 노출 감도 등을 조절할 수 있게 해 사용이 편리한 점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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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에 찍은 사진이 RF 28-70㎜, 하단 사진이 EF 24-70㎜ 렌즈로 찍은 사진. 상단 사진은 F2.0으로 찍히고 하단은 F2.8로 찍혀 청사초롱 뒤로 찍힌 창경궁 명정전더 더 흐리고 부드럽게 나타나는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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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능 괴물인데 크기도 괴물…화각 놓쳐 아쉬워

이 렌즈 가격은 370만원이다. 현재 RF 렌즈 군에서 가장 비싼 렌즈다. 그렇지만 표준화각을 커버하면서도 F2.0의 조리개값을 구현한 시점에서 비싸다고만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일부 브랜드의 과거 고성능 렌즈를 생각했을 때를 생각하면 비교적 싸다고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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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캐논 6D 마크2에 EF 24-70㎜ F2.8을 결합한 카메라, 오른쪽은 EOS R에 RF 28-70㎜ F2.0을 결합한 모습.미러리스 풀프레임의 기동성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렌즈가 크다. /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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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크기에서 다소 아쉬움을 준다. 가격에 걸맞는 괴물 같은 성능을 탑재했다고는 하지만 풀프레임 미러리스에 탑재할 렌즈로서 기동성이 상당히 떨어진다. 렌즈 무게만 1.5㎏ 수준이다. 다만 렌즈 줌에 따라 렌즈가 많이 튀어나오진 않는다.

가장 비싼 RF 렌즈로서 보통의 표준 줌렌즈보다 2단계나 밝게 만드어졌다. 하지만 화각이 한단계 줄은 점은 아쉽다. 24㎜와 28㎜의 화각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24㎜가 줄 수 있는 시원한 광각 표현을 놓친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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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춘당지를 촬영한 사진. 중앙에 흰 빛이 몰려있음에도 번짐이 없이 명부와 암부 표현력이 좋다. /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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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기자(kb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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