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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株主 67만명 된 삼성전자, 올 '수퍼주총 데이'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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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처음으로 600여 개 기업이 주주총회를 한꺼번에 여는 이른바 '수퍼주총 데이'를 피해 주주총회를 연다. 작년 5월 액면분할(액면가 5000원→100원)로 주주 수가 3배로 늘어난 이후 첫 주총인 만큼 주주 권한을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비전자 제조업 계열사들의 중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과 금융 계열사들의 중심인 삼성생명도 삼성전자와 각각 다른 날 주총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15일 "작년 액면분할 이후 크게 늘어난 주주의 권익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주요 상장사들과 겹치지 않도록 일정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총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22일 이전에 주총을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작년까지 주요 상장사 대부분이 주총을 집중적으로 개최하는 3월 하순 금요일에 열어왔다. 이 때문에 여러 주총에 동시 참석하기 어려운 주주의 권리를 제한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삼성전자의 주주 수는 작년 3월 24만명이었지만 액면분할 이후인 같은 해 9월에는 67만명으로 늘었다. 한 주당 260만원짜리 '황제주'에서 5만원 이하 국민주가 됐기 때문이다. 과거 주총에는 평소 400여 명이 참석해왔지만 이번에는 1000명 가까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회사는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주로 주총을 열어왔던 서울 서초사옥 다목적홀의 수용 인원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전자투표제 등 주주가 의결권을 보다 쉽게 행사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오는 10월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이재용 부회장의 재선임과 같은 민감한 안건은 다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연루된 국정 농단 사건 상고심이 4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결론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재판 전에 무리하게 재선임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8.95%)이 최근 경영권 참여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국민연금은 작년 3월 주총에서 '국정 농단 사건 감독의무 소홀'을 이유로 이상훈 이사회 의장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 주총에는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3명의 신규 선임 혹은 재선임, 재무제표·이사 보수한도 승인과 같은 비교적 무난한 안건이 주로 다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주총에서 주가가 기대만큼 안 오른 것에 대한 지적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작년 5월 액면분할해 재상장(시초가 5만3000원)할 때만 해도 1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후 내리막을 거듭해 올 초에는 3만60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현재는 올 하반기에 반도체 수요가 반등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4만6000원 선을 간신히 회복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하반기에 3개년 주주환원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히며 주주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박순찬 기자(ideac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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