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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집트 의회, 엘시시 대통령 '장기집권 헌법안'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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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개정되면 2034년까지 집권 가능"…국민투표 절차 남아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집트 의회는 14일(현지시간)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의 임기를 연장하는 헌법 개정안을 승인했다고 이집트 언론 알아흐람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집트 전체 국회의원 의석(596명)의 81%인 485명이 이날 헌법 개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개정안은 대통령의 임기를 현재 4년에서 6년으로 연장하고 엘시시 대통령이 두 차례 더 대선에 출마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엘시시 대통령이 2034년까지 집권할 수 있는 길을 여는 것이라고 AP 등 외신이 분석했다.

현행 이집트 헌법상 대통령은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다.

연합뉴스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EPA=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방장관 출신인 엘시시 대통령은 작년 3월 대선에서 97%의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했다.

개정안은 앞으로 60일 동안 헌법·입법위원회에서 추가로 논의되고 국민투표도 거칠 전망이다.

국민투표는 5월 초 이슬람권의 '금식 성월'인 라마단이 시작하기 전에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헌법 개정에 찬성하는 이들은 그동안 2011년 시민혁명 이후 테러 등으로 불안한 이집트를 안정시키려면 대통령 임기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엘시시 대통령이 과거 30년간 집권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처럼 장기집권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는 2017년 11월 미국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3선 연임의 대통령을 추구하지 않겠다"며 "이집트 헌법을 개정할 의도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엘시시는 2013년 쿠데타로 무함마드 무르시 민선 정부를 전복한 뒤 이듬해인 2014년 5월 대선에서 승리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엘시시 대통령이 집권한 뒤 이슬람조직 무슬림형제단 등 반대 인사들을 탄압하고 표현의 자유를 크게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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