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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박소연 "안락사 인정하나 무분별 아냐…경찰서 밝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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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의 점들에 대해서는 결백"…안락사 불가피성 주장도

뉴스1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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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박소연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는 13일 "안락사에 대한 사실을 인정하지만 무분별한 안락사가 아니었다는 것을 경찰에서 낱낱이 밝히겠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앞으로 수사당국의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억측으로 난무하는 여러 의혹들을 철저하게 해소해 회원님들 앞에 진실을 규명해 드리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케어를 설립한 2002년 이후 단 한 번도 대한민국 동물들의 아픈 현실을 알리는데 주저하지 않았다"며 "17년간 활동을 이어오며 쉬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을 할 만큼 매진했고 일 중독자처럼 일했고, 언제나 동물들이 있는 현장에서 우리가 가야 할 해답을 찾고자 했다"고 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우리의 힘이 닿는 만큼 위급한 동물들을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저의 신념이었고 지금도 그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며 "케어는 현장의 동물들을 구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이슈화해 대중의 여론을 주도하고 캠페인을 통해 동물보호법을 현재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공헌을 한 유일한 단체"라고 했다.

이어 "단체 몸집 불리기가 목표가 아니었다는 것은 동물을 가장 많이 구호하고, 그만큼 재정을 지출해 왔으며 적립한 기금이 거의 없다는 것을 보시면 아실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럴듯한 사무실이나 홈페이지보다 보호소를 먼저 만들며 시작된 단체이고, 변질되지 않은 초심 그대로 활동해 왔다고 자부하지만 단체가 더 성장해야 더욱 힘 있는 일을 할 수 있기에 법 제정, 캠페인, 교육, 구호활동 뿐만 아니라 2년 전부터는 홍보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동안 동물을 구조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온 단체들이 동물을 구호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합리적인 활동인 듯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며 "동물을 구호하지 않는 동물권 시민운동은 목적자체를 상실한 것으로서 전쟁터에서 사람을 구하지 않고 오직 영토만 빼앗기지 않겠다며 협상만 하자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변질된 시민단체들이 너무 많고, 기득권에 편승해 편하고 쉽게 사업만 하자는 요량으로 이미 압력단체로서의 정체성을 잃은 단체들이 부지기수"라며 "동물을 이용한 이익집단들 가운데 서서 케어는 외롭게 투쟁해 왔고, 눈치 보지 않고 오로지 동물들의 편에서 목소리를 낸 유일한 단체로 케어는 무너질 수 없고, 무너져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독단적인 결정이나 강요가 아닌, 그동안 케어의 안락사는 내부 임원과 직원이 함께 고민하며 협의했고, 그 과정에서 전, 현 직원들 모두 단 한 순간도 생명에 대한 무게를 가볍게 보지 않았다는 점만큼은 말씀드릴 수 있다"며 "개도살장을 철폐하며 그곳의 모든 동물을 구했고 불가피한 일부 동물들을 고통 없이 수의사에 의해 보내줬다"고 했다.

그는 "불법 개도살장 하나가 철폐된다는 것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개도살을 영구적으로 끝내다는 의미 외에도 육견협회를 압박하고 개식용종식에 한 걸음 나아가는 사회적 인식을 형성하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전국 개도살장 개들 모두 살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우리가 직접 폐쇄하는 개농장 개들을 100% 구해보려고 최선을 다했고 최근에는 도브 등 해외단체의 적극적인 협조로 수백마리 집단 구출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살은 그 자체로 고통과 공포의 최정점으로, 구하지 않으면 죽고 구하면 80%는 살릴 수 있는데 얼마 전 모 단체는 경기도의 한 개농장을 철거시키며 10%의 입양가능성 있는 동물들만 구출했고 90%를 개고기로 죽도록 그대로 두고 돌아 왔다"며 "모두 구조해서 80%를 살리고 20%에게 인도적 안락사를 하는 것과, 10%를 살리고 90%를 도살되도록 두는 것,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옳은 걸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박 대표는 "케어는 유기동물이 아닌 도살장의 개들, 투견으로 죽는 개들, 주인에 의해 맞아 죽어가는 동물들과 심각한 상해를 입고 경계심이 많은 동물들이 구조 대상으로 국가와 지자체에서 조차 외면한 아무도 구조하지 않는 구조사각지대의 동물들을 구조해 왔다"며 "언제인지 모르지만 개도살금지법이 통과될 것이고, 그렇다면 전국의 개농장에 남아 있는 개들을, 수백만 혹은 최소 수십만 마리의 개들을 우린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고 했다.

그는 일부 동물들을 안락사한 것에 대해 "회원님들께 알리지 못한 부분에 대해 죄송한 마음으로 후회하는 마음이 크다"며 "이제는 알려야 하지 않을까 몇 번이나 고심했지만 혹여나 알렸다면 과거에 겪었던 것처럼 엄청난 논란으로 결론은 내지 못한 채 구조는 더 이상 할 수 없을 것이기에 미처 말씀드리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도 케어에는 구조요청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지만 이제 케어는 1~2년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적극적인 구조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그만큼 한 마리 한 마리 구조를 하기 위해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을 하나하나 고려해서 구조결정을 내려야하기 때문"이라며 "저와 동료들은 추호도 개인의 안위나 이익을 위해 안락사를 한 것이 아니고, 그랬다면 안락사를 하지 않고 운 좋게 먼저 구조된 소수 동물들만 잘 보호하는 것을 보여 드리며 편안한 운동방식을 추구하면 됐을 일이고 타 단체처럼 한 달 1억원 이상의 후원금을 쓰지 않고 적립하면서 단체의 몸집을 불려가고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 외의 점들에 대해서는 결백하기에 자극적인 허위 보도에 대해서는 절대로 믿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리고, 모든 사안에 대해 경찰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명명백백히 밝혀 드리겠다"며 "언론에서 나오는 여러 허위 보도에 대해 시간이 되는 대로 하나하나 글을 올려 해명할 것이고, 다시 한 번 회원님들께 죄송하고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 종로경찰서는 동물보호단체 등이 박 대표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와 횡령,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건에 대해 수사 중이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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