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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트럼프 "계속 더 올려야"…'방위비 협상' 험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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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정 서명 이틀 만에 추가 압박 / “美, 한국 방어에 매년 수십억 달러 사용 / 전화 몇 통화에 5억달러 더 내기로 해 / 진작 올리지 했더니 요구 안했다 말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한국이 분담금을 앞으로 몇년 동안 계속 더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이 지난 10일 올해 한국이 부담할 주한미군 주둔비를 지난해보다 8.2% 인상하는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에 서명한 지 이틀 만이다. 한국 측 분담금 2배 인상을 주장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한·미 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에 압박을 가할 것을 예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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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료회의 주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이 부담할 주한미군 주둔비 추가 인상을 요구했다. 워싱턴=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 발언을 통해 “한국이 나의 요구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한국을 방어하면서 엄청난 돈을 잃고 있고, 그들을 방어하는 데 1년에 수십억 달러의 돈을 쓴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일하면서 그들은 5억달러(약 5627억원)를 더 내기로 어제 동의했다”면서 “전화 몇 통에 5억달러를 더 내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한·미는 올해 한국의 분담금을 작년(9602억원)보다 787억원(8.2%) 인상된 1조389억원으로 책정하는 데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왜 진작에 올리지 않았느냐’고 했더니, 그들은 ‘아무도 요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면서 “그것은 올라가야 하고, 위로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한국에 쓰는 비용은 50억달러인데 한국은 약 5억달러를 냈다”면서 “50억달러 가치가 있는 방어에 5억달러를 내는 것으로 우리가 그것보다는 거래를 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은 몇년 동안 오르기 시작할 것이고, 한국은 지금까지 잘했으며 앞으로도 아주 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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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해병대원들이 건물 내부 수색훈련을 위해 문 안으로 들어와 경계태세를 취하고 있다. 해병대 제공


트럼프 대통령의 ‘5억달러 부담’ 발언은 사실과 다르고,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려고 수치를 부풀린 것이다. 한국이 지난해 말까지 최근 5년 동안 매년 9억달러가 넘는 분담금을 매년 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5억달러를 냈다고 주장하고, 자신의 요구로 한국이 추가로 5억달러를 더 냈다는 식으로 말한 것이다.

또한 주한미군 주둔 비용은 대체로 20억∼30억달러선이나 이를 50억달러라고 부풀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엘패소 지역 연설에서 “한국이 5억달러를 내다가 지금은 9억달러까지 올렸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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