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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中정부, 베네수엘라 야권 과이도 측과 미국서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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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정권에 대한 퇴진 압력이 높아지자 '플랜B'
투자금 200억달러 보전 및 석유 프로젝트 관련 논의


중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투자금을 보호하기 위해 야당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측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러시아와 더불어 베네수엘라의 우방국으로 사회주의자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왔다. 그러나 베네수엘라가 심각한 경제위기와 함께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정치적 혼란을 맞으면서 마두로 대통령이 퇴진하고 야권이 정권을 장악할 경우 베네수엘라에 빌려준 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해지자 이 같은 태도전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WSJ에 따르면 중국 외교관들은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과이도 측 대표단과 200억달러(약 22조4700억원)에 달하는 부채 협상을 벌였다. 이 밖에도 중국은 베네수엘라 석유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과 남미 관계에 전문가인 에반 엘리스 미국육군대학 교수는 "중국은 베네수엘라에서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 위협을 느끼고 있으며 새로운 정권의 반대편에 서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정치적 안정을 원하고 있지만 마두로 정권뿐만 아니라 야권에도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점을 깨달은 것 같다"고 말했다.

WSJ는 중국 외교부가 이번 베네수엘라 야권 측과 접촉을 시도한 데 대해 의견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지난 1일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언론 브리핑 발언을 인용해 "중국은 베네수엘라 상황에 대해 여러 경로를 통해 모든 세력과 긴밀한 대화를 하고 있다"면서 "중국과 베네수엘라의 협력 관계는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던 상관없이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입장에서도 석유 최대 규모 수입국가인 중국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과이도 의장은 앞서 언급한 바 있다. 엘리스 교수도 "마두로 정권의 붕괴가 중국에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과이도가 집권하면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해제 될 수 있으며 이를 계기로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이 다시 늘어나면 중국은 과이도를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는 약 20년 넘는 기간 동안 석유를 대가로 베네수엘라에 자금을 제공해 왔다. 특히 이들 국가와 베네수엘라의 관계는 마두로 대통령 전임인 우고 차베스 대통령 집권 시절 견고했다. 차베스 전 대통령은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 뿐만 아니라 쿠바, 이란, 인도와도 외교 관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와 이들 국가 간 상업 및 금융 거래는 마두로 정권이 출범한 2013년 이후 석유생산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베네수엘라 경제가 위축돼 위기를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달 베네수엘라의 사실상 유일한 수입원인 석유 산업에 대해 추가 제재를 통해 마두로 정권을 지속 압박하고 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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