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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K] 논밭에 ‘유령 주택’ 60채…공항 이전 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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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늘에서 바라본 한 농촌 지역인데요,

휑한 논밭 한가운데 건물이 오밀조밀 모여 있습니다.

좀 더 가까이서 볼까요.

생긴 모습이 모두 똑같아서, 장난감 마을이나 촬영 세트장 같습니다.

카메라를 돌려보니, 인근에도 비슷한 단지가 있습니다.

이런 주택이 60채로, 모두 빈집, 이른바 '유령 주택'입니다.

경기도 화성시 화옹지구 이야기인데, 어찌된 상황인지 방준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의 한 마을입니다.

창문 하나에 문 하나.

조립식 주택들이 줄을 맞춰 서 있습니다.

한 곳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사람이 산 흔적이 없습니다.

다른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석 달 치 수도요금 고지서 뭉치가 문고리에 걸려있습니다.

단지 배치도 주거용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상당수 집들이 이처럼 좁은 간격을 두고 다닥다닥 붙어있습니다.

팔을 벌려보니 손끝이 벽에 닿을 정도입니다.

집만 잔뜩 있고, 주차공간은 아예 없습니다.

[화옹지구 주민/음성변조 : "(언제부터 지었나요?) 2018년도에. 저리 가시면 또 이렇게 해놓은 거 있어."]

항공 사진을 확인해보니, 2017년 6월까진 논이거나 잡초가 무성한 공터였습니다.

집이 들어서기 시작한 건 2017년 가을부터입니다.

왜 그때부터였을까.

국방부는 2017년 2월 수원 권선구에 있는 군 공항을 경기도 화성 화옹지구로 옮기겠다고 발표합니다.

군 공항 이전에 따른 보상을 노린 걸로 의심되는 이유입니다.

[화옹지구 주민/음성변조 : "2017년도부터 얘기가 있었나. 비행기장 들어온다니까 저런 거 보상받으려고 짓는다."]

유령 주택이 어떻게 돈이 되는 걸까.

주택 건축을 알선한 개발업자를 찾아가 만나봤습니다.

[부동산개발업자/음성변조 : "프리미엄(웃돈)이 3억에서 5억 정도 붙는다고 보시면 돼요. 돈 10배 정도 수익이 나거든요."]

고수익 비결을 묻자, '이주자 택지'라는 용어가 등장합니다.

[부동산개발업자/음성변조 : "사람이 살 수 없는 소음지대가 있어요. 그래서 그 사람들한테 '이주자 택지'를 주는 거고 보상을 하는 거고요."]

이주자 택지는 대규모 개발로 땅을 수용당할 경우, 사업 공고 1년 전까지 살고 있던 주민에게 다른 지역의 땅을 시세보다 싸게 제공하는 제도입니다.

실제로 사는 것처럼 꾸며놓는 게 핵심인 셈입니다.

[부동산개발업자/음성변조 : "전입신고는 해 놓으셔야 하는데 실제로 거주하실 필요는 없어요. (검사는 안 오나요?) 검사가 오는 거 저희가 다 알 수 있어서. 전기나 가스 작업은 다 해드릴 거고요."]

투기가 의심되는 공사 현장입니다.

이곳에 공사 노동자들은 보이지 않고, 건축 자재들만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습니다.

[화옹지구 건축업자 : "분양자들하고 계약서 쓸 때, 살지 않을 거기 때문에 대충대충 지어라, 그랬던 거예요."]

이주자 택지를 악용한 투기는 2013년 오송 KTX 역세권 개발에 불이 붙었던 적이 있습니다.

예상 사업비가 크게 늘면서 결국 개발은 취소됐습니다.

[화성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개발업체들이 유언비어를 퍼뜨린 거죠. 현수막 걸린 거 보셨죠? 유언비어에 속지 말고 지금 상태로 군 공항이 안 들어오니까…"]

화성시도 문제의 주택들이 투기성이 짙다고 보고 있지만, 현행법상 건축 허가를 안 해줄 방법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방준원입니다.

방준원 기자 (pcba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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