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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56% “반의사불벌죄로 가정폭력 대응 어려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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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 맞아 늑골 골절된 주부 / 처벌의사 확인 않고 집으로 보내 /‘반의사불벌’ 조항 폐지 목소리 / 전문가 “강제기소 등 처벌 강화를”

15년간 남편에게 가정폭력을 당하다 이혼한 A씨는 결혼생활 중 늑골이 골절될 정도로 심한 부상을 당해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다. 당시 A씨는 출동한 경찰만 믿고 정신없이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치료 이후 집에 돌아왔을 때 남편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A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찰은 본인 의사를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고 신고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단정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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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가정폭력 현장에 출동해도 소극적으로 임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최소 가정폭력에 한해서만이라도 ‘반의사불벌’ 적용을 폐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행법은 폭행·협박 등의 범죄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도록 하는 반의사불벌 조항을 적용하고 있다.

12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경찰의 가정폭력 사건 대응 실태와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현장 경찰 2명 중 1명이 피해자 의사 확인 과정 때문에 가정폭력 사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 사건을 다룰 때 겪는 어려움으로 가장 많은 경찰이 꼽은 건 바로 ‘피해자가 소극적이거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55.8%·복수응답)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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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아직 일반 범죄와의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가정폭력에 한해 반의사불벌죄를 배제하는 법 개정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당시 부처 간 회의에서 반의사불벌죄 배제를 논의했는데, 일반 폭행 범죄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형사사법체계와 병행해 장기 검토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2017년 12월 가정폭력에 대한 반의사불벌죄 폐지를 담아 발의한 가정폭력처벌법 개정안도 1년 넘게 계류 중이다.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관은 “미국의 경우 가해자가 반의사불벌죄를 악용하기 위해 피해자를 협박하거나 회유하는 경우가 발생하자 강제기소 정책을 도입해 가해자 처벌을 강화했다”며 “우리나라도 반의사불벌죄 배제와 함께 가정폭력처벌법 조항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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