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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적 복지’에 332조 투자...증세 없는 복지 확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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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차 사회보장기본계획(2019~2023년)’ 발표

‘비수급 빈곤층’ 42만명 축소 등 목표 제시도

“복지 확대-증세 함께 다루는 사회적 토론 필요”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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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모두가 함께 잘 사는 포용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부가 앞으로 5년간 사회보장정책에 33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고용·소득보장·건강 등 보편적 사회안전망 구축에 해마다 55조~76조원 재정을 투입해 2023년 국민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 지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20위권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2017년에는 38개국 가운데 28위에 그쳤다.

12일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2차 사회보장기본계획’(2019~2023년)을 발표했다. 정부는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라 5년마다 사회보장정책의 기본방향과 핵심과제를 제시하는 계획을 수립한다. 박근혜 정부 때 수립된 1차 계획(2014~2018년)이 ‘생애주기별 맞춤형 사회안전망’과 ‘일을 통한 자립’을 목표로 했다면, 2차 계획은 ‘모든 국민의 기본생활 보장(포괄성)’과 ‘보편적 수당·서비스(보편성)’, ‘격차 완화와 공평한 기회 보장(공정성)’을 기본원칙으로 내세웠다. 선별복지에서 보편복지로, 자립에서 포용으로 목표가 바뀐 것이다. 1차에서 백화점식으로 나열됐던 200여개 세부과제도 90여개로 추렸다.

구체적으로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해 현재 89만명에 이르는 ‘비수급 빈곤층’을 2022년 47만명까지 줄이는 계획 등이 제시됐다. 고용안전망을 촘촘히 하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2019년)과 ‘한국형 실업부조’(2020년) 역시 도입된다. 임금이 중위값의 3분의 2 미만인 저임금 노동자 비중도 22.3%(2017년)에서 18%(2023년)로 낮출 계획이다. 이에 필요한 예산은 올해 54조9천억원을 시작으로 2020년 62조5천억원, 2023년 76조3천억원 등 단계적으로 늘어난다. 국민연금 지급액과 근로장려세(EITC) 등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여서 실제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204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복지지출 규모를 OECD 평균(19%)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10.2%(2015년 기준)에 그친다. 국민부담률(조세부담률+사회보장기여금) 대비 사회복지 지출 비율도 40.6%로 OECD 평균(56.4%)에 못 미친다. ‘선(先)경제성장, 후(後)복지’ 패러다임에 갇혀 ‘저(低)부담 저복지’ 구조를 만들어온 탓이다.

하지만 정부의 태도는 여전히 소극적이다. 고령화로 인해 기초연금, 국민연금지급액 등이 확대되면 자연히 복지분야 의무지출이 확대돼 2040년 복지재정 비중이 OECD 평균을 웃돌 것이라는 추계가 앞서 여러차례 나온 바 있는데도, 정부는 이날 사회보장세 도입, 증세 등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재원 확보방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추진하겠다’고만 밝혔을 뿐이다. 배병준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국민인식 조사 결과, 사회보장 확대에는 80%가 찬성했으나 세금을 더 내겠다는 국민은 32%에 그쳤다”며 “새로운 조세 신설이나 세율 인상 등은 아직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장은 “장기 복지재정의 목표와 재원 마련방안이 불명확하다”며 “국민에게 복지 확대 계획을 제시할 때 증세 등 책임에 대해서도 함께 사회적 토론을 전개하는 ‘복지-증세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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