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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서 6세 아동 택시기사에게 참변… '종파 갈등'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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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어머니와 함께 택시에 탔던 6세 소년이 택시기사에 의해 대낮에 거리 한 복판에서 깨진 유리병으로 잔인하게 살해됐다. 시아파에 대한 종파 증오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9일(현지시간) 사우디 현지 언론과 주요 외신들은 어머니와 함께 택시를 탄 소년이 흉기에 찔려 그 자리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자카리아 알 자베르(Zakaria Al-Jaber, 6)는 어머니와 함께 택시에 탑승했다. 시아파 무슬림 신자였던 이들은 메디나에 있는 무함마드 신전을 방문하기 위해 가는 중이었다.

택시 운전기사는 얼마 가지 않아 차를 세운 뒤 이들 모자를 알 틸랄(Al-Tilal) 인근의 카페로 끌고 갔다. 운전기사는 유리병을 깨뜨린 후 유리 조각으로 자카리아의 목을 찔렀고 그의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잔인하게 살해했다. 자카리아의 어머니는 온몸을 던져 남성의 공격을 막으려 했으나 결국 아들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목격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경찰이 운전기사를 막기 위해 애썼으나 아이를 구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경찰이 택시기사를 저지하기 전까지 누구도 그의 행동을 말리지 않았다"고도 했다.

일각에서는 택시기사가 정신에 문제가 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는 이번 사건이 종파 증오에 따른 범죄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우디의 시아파권리감시협회(SRW)에 따르면, 택시기사는 자카리아의 어머니에게 시아파 신자인지 물었고 그가 맞다고 하자 몇 분 뒤 이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SRW는 "사우디아라비아 내 시아파 활동가들은 구금시설 등에서 무참히 사망하고 있으며 정부의 무분별한 단속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카리아의 이웃들은 아이의 죽음을 애도하며 사우디아라비아 내 시아파에 대한 증오가 이 같은 사건으로 귀결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국제 엠네스티의 보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지역에서는 시아파 신자 4명이 처형을 당했다.

또 복수 언론에 따르면 사우디 당국은 현재 자카리아의 죽음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에 '자카리아를 위한 정의'라는 뜻의 해시태그 '#JusticeForZakaria'가 SNS 상에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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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드 후세인(Sajid Hussain)씨는 #JusticeForZakaria 해시태그와 함께 자카리아의 생전 사진을 공유했다. 그는 "어리고 무고한 자카리아가 시아파 증오에 의해 야만적으로 살해 당했다"며 "시아파와 수니파가 되기 전에 먼저 인간이 되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정의구현을 미루게 된다면 정의는 곧 무시당하게 된다"라며 당국의 조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시아파와 수니파를 구성하는 이슬람교는 7세기 초 '무함마드'에 의해 완성됐으며 모든 신을 부정하며 유일신 '알라'를 숭배하는 것을 기본 교리로 한다. 최고 지도자였던 무함마드가 죽은 뒤 후계자 문제로 갈등이 시작됐다.

최고 지도자(칼리프)를 뽑으려는 기존세력(무함마드의 측근들과 그의 협력자들)인 수니파와 무함마드의 가계를 중심으로 지도자가 계승돼야 한다는 '친 무함마드계' 분열 세력인 시아파가 이슬람교의 최고 지도자를 차지하기 위한 권력다툼을 시작한 것.

이후 양쪽은 무력충돌을 벌였다. 결국 수니파는 주도권을 잡게 되고 시아파는 종교적 이단자로 치부돼 수니파에 의한 박해를 받기 시작했다.

현재 전 국민이 이슬람교를 믿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수니파가 90%를 차지한다. 시아파는 10%로 소수에 그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 수니파의 본산이며 이란은 이슬람 소수파인 시아파 종주국이다. 1926년 친서방 왕정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건국됐고, 1979년 이란에서 이슬람혁명이 일어난 뒤로 양쪽 갈등이 중동 패권을 둘러싼 갈등으로 이어졌다. 사우디와 이란은 20세기 이후 100년 가까이 중동 지역과 이슬람 세계에서 대립해왔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Sajid Hussain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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