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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객원 컬럼리스트] 인구 변화로 본 30년후 중국경제 <관칭유 중국 루스금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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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30년간 글로벌 경제의 향방을 결정짓는 요인은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각국 중앙 은행의 통화정책 혹은 당국의 재정정책 확대를 통한 부양책을 꼽고 있다. 단기적으로 경제는 정책에 좌우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진단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정책적 요인도 경제 사이클에 영향을 미치지만 경제 전체의 방향성을 바꾸지는 못한다. 앞으로 인구는 생산의 핵심 토대이자 경제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인구 총량과 인구의 구조적 변화는 직접적으로 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쳐 성장을 둔화시키기도 한다. 예컨대 노동력 증가에 따라 경제는 활성화 되는 반면 노동력 감소는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한편, 인구 고령화를 가속화시킨다.

2차 세계 대전 전후 전세계 각국은 경제 성장의 근간인 노동력이 급증하면서 주요 국가의 경제는 덩달아 성장의 가속 페달을 밟았다. 1940년대 전의 미국, 2차대전 후 일본, 70년대 아시아 신흥공업국, 현재의 인도 등 국가들은 순차적으로 방대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눈부신 경제 발전의 시동을 걸었다.

이른바 ‘인구 보너스’(人口紅利, 인구 증가로 인한 노동력 증대가 가져오는 이익) 효과로 인해 주요 국가의 경제가 고속 성장을 실현하는 한편, 전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활성화되는 ‘황금 시대’가 도래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전세계적으로 인구 보너스 효과가 점차 소멸되는 동시에 인구 구조에 막대한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이제 인구 감소와 고령화 사회는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 됐다.

뉴스핌

관칭유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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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구 감소세 격화

전세계적으로 생산 가능 인구가 뚜렷하게 줄어드는 가운데, 글로벌 1위 인구 대국인 중국도 예외없이 유사한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막대한 인구에 따른 급속한 경제 성장의 혜택을 누렸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중국의 15~64세까지의 생산 가능 인구는 매년 1000만명씩 증가해왔고, 10년간 1억명에 달하는 노동 인구가 늘어났다.

하지만 지난 2012년부터 중국의 노동인구는 감소세로 전환됐다. 매년 300만~400만명씩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서 지난 7년간 2700만명에 달하는 노동력이 사라졌다.

세계 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오는 2021년부터 2046까지 총 25년간 중국의 생산가능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에서 60%로 축소될 전망이다. 이 같은 추이는 과거 1991년~2016년까지 25년간 일본에서 발생한 인구 변화와 동일한 흐름으로 볼 수 있다.

뉴스핌

[사진=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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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아제한 완화에도 출산율 감소 핵가족화 심화

여성의 교육수준의 향상, 출산 연령의 고령화 등 요인으로 전세계적으로 출산을 희망하는 사람의 비율은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핵가족화, 저출산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UN 통계에 따르면, 글로벌 평균 합계 출산율은 1950~55년도의 4.96명에서 2010~2015년에 이르러 2.52명을 기록, 50년간 반 토막이 났다.

중국은 지난 2015년부터 산아제한을 풀고 ‘두 자녀 정책’을 전격 실시했지만 인구 감소 추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두 자녀 정책이 도입된 직후인 2016년에는 신생아 수가 전년비 7.9%가 증가해 1786만명에 달하면서 2011년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다음해 2017년에는 1723만명으로 줄어들면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심지어 중국의 2018년도 신생아 수는 ‘두 자녀 정책’을 실시하기 전인 2015년보다 132만명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두 자녀 정책이 당국의 기대에 못 미치면서 저출산은 중국 사회의 피할 수 없는 ‘뉴노멀’(New Normal)이 되는 모양새다.

◆양육비 부담 출산율 저하로 이어져

자녀들에 대한 양육비 지출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교육비에 대한 지출은 부모들에게 경제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예컨대 중국의 경우, 베이징의 자녀 양육 비용이 중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임신에서부터 대학 졸업까지 자녀에게 투자되는 비용은 276만위안(약 4억 5000만원) 이 투입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적인 중국 도시 거주민들은 이 같은 양육비를 지출하기 위해서는 23년간 한 푼도 쓰지 않아야만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출산을 희망하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고, 대다수의 선진국도 유사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인건비 상승, 제조업 ‘엑소더스’ 출현

중국의 노동력 감소 추세는 인건비 상승을 촉발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딜로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5년에서 2015년까지 총 10년간 중국 인건비는 5배가 껑충뛰어 올랐다. 또 1995년에 비하면 15배가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건비의 상승은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의 위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컨대 제조업체들이 대거 생산기지를 동남아로 이전하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스웨덴의 의류 업체 H&M이 중국에서 미얀마로 생산기지를 이전했고, 노키아는 스마트폰 제조라인을 베트남으로 옮겼다. 삼성도 일부 중국 생산라인을 베트남 북부에 재배치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노동 인구가 감소하면서 ‘인재 쟁탈전’도 치열해 지고 있다. 노동력이 경제 성장의 토대가 되는 만큼 ‘인력 모시기’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중국의 도시간에는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유인책을 내놓는 등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앞으로 중국의 도시뿐만 아니라 전세계 각국은 정부 차원에서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측된다.

뉴스핌

[사진=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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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로 부동산은 ‘울상’, 실버 산업은 ‘방긋’

방대한 인구는 부동산 시장의 고속 성장을 촉진하는 성장 엔진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인구 보너스 효과의 소멸에 따라 향후 부동산 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같은 ‘인구 감소’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침체 현상는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향후 최소 10년간 부동산 시장은 호조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향후 10년간 수십 배에 달하는 부동산 폭등세는 절대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 장기 투자를 계획한다면 부동산 시장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는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

반면 중국의 고령화로 인해 실버 산업은 전례 없는 전성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 60세 이상의 소비자들은 연평균 4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고, 소비 규모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더불어 오는 2050년이 되면, 노인의 소비액은 전체 GDP의 1/3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노인들은 강력한 구매력을 가진 소비 계층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실버 산업은 최대 106조 위안에 달하는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예컨대 보건 산업은 물론 노인 계층에 특화된 부동산 및 금융 서비스 등이 향후 각광받는 업종이 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정리

dongxu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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