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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규제자유특구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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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 원장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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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9월에 지역특구법이 처음 시행됐다. 당시 재경부에 근무하고 있었다. 일본의 구조개혁특구법을 비슷하게 들여왔다. 그러나 규제 특례 적용 후에 문제가 없으면 전국으로 확산하는 ‘규제의 전국화’ 조항은 누락된 채 통과됐다. 그러다 보니 ‘앙꼬 없는 찐빵’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법에 등록된 규제 특례 조항들은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난 15년간 지역특구기획단은 재정경제부·지식경제부를 거쳐 중소기업청으로 이관됐고 기획단장은 실장급에서 국장급으로, 다시 과장급으로 내려앉았다.

2018년 말에 지역특구법이 규제자유특구를 포함하는 내용으로 전면 개정됐다. 지역에서 발전시키고자 하는 혁신사업이나 전략산업을 위해서는 규제의 신속 확인, 실증 특례, 임시허가 등의 조치를 통해 규제를 풀어주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특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이번 법률 개정안에 반영됐다.

규제자유특구의 미래는 낙관적일까.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신제도주의 이론가 더글러스 노스에 따르면 제도의 ‘경로 의존성’이 문제다. 즉 기존에 형성된 제도는 환경이 바뀌어도 기존 경로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2,000년 전 로마시대 마차의 차로가 기관차의 선로에 영향을 미치고 화물철도에 실려 이동하는 로켓의 지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말이다.

1년 이상의 논의 끝에 겨우 통과된 규제자유특구 관련 조항이 입법 취지를 살려 전략산업의 육성과 특화사업 활성화에 기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기존 경로에서 과감하게 이탈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기존 경로를 벗어날 수 있는 ‘경로이탈자(clinamen)’의 역할을 기대할 수도 있고 ‘경로개척자(pathfinder)’로서 거듭나기를 호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의 당위성과 시대적 소명을 강조하기에는 제도적으로 미흡한 점들이 많다.

기존의 제도와 규제를 담당하고 있는 각 부처 공무원들과 이해관계자들이 디지털 혁신과 규제개혁의 새로운 경로를 즐겁게 탐색할 수 있도록 유인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수적이다. 혁신을 유발하는 공무원의 적극 행정에 대한 면책이 확실히 보장돼야 한다. 감사원의 감사도 더 스마트해져야 한다. 과장급으로 강등된 특구기획단의 위상을 원상회복시켜 제도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투자 활성화,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되는 성공사례를 만들어 널리 홍보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비로소 “기존 경로를 이탈했습니다. 새로운 경로를 탐색하겠습니다”는 멘트가 내비게이션에서 흘러나오더라도 당황하지 않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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