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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값 11년만의 역대급 상승···상위 0.4% 땅 콕집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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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토지 핀셋 상승, 형평성 논란

지난해 공동주택 시세반영률보다 높아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보유세 50% 상승

보유세 폭탄 현실화 … 건보료도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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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인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화장품 전문점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점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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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12일 발표한 ‘2019년 표준지 공시지가’의 골자는 ‘현실화’다. 시세 대비 저평가된 토지의 공시지가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는 전국 평균 9.42%, 서울 13.87% 올랐다. 11년 만의 역대급 상승률이다. 급격한 공시지가 상승에 정부는 ‘0.4 VS 99.6’이라는 이중 잣대를 꺼냈다. “99.6%의 일반토지는 점진적으로 현실화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0.4%의 고가토지 중심으로 형평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고가토지의 기준은 ㎡당 2000만원 이상의 땅이다. 정부의 표현을 빌자면 ‘추정시세’다. 이들의 공시지가는 전년 대비 20.05% 올랐다. 전국 평균 상승률보다 훨씬 높다. ㎡당 2000만원 이하의 일반토지는 7.29% 올랐다. 정부는 올해 시세대비 현실화율이 과도하게 낮았던 지역의 경우 땅값 상승분 이상으로 공시지가를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부지(1만198.4㎡)는 지난해 공시지가가 ㎡당 4600만원에서 올해 6090만원으로 32.4% 올랐다. 지난해 강남구의 땅값은 6.4% 올랐던 것을 고려하면 이 이상의 상승률이다. 이 표준지의 올해 공시지가의 시세(㎡당 8700만원) 반영률은 70%에 달한다.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의 평균 시세반영률(64.8%)보다 높다. 지난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68.1%였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고가토지의 공시지가를 높여 형평성을 맞추는 수준보다 더 가파른 상승률이다.

국토부가 예시로 든 성북동1가의 한 표준지의 경우 지난해 공시지가가 ㎡당 310만원에서 올해 333만원으로 7.4% 올랐다. 추정시세(㎡당 525만원) 대비 현실화율은 63.4%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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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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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토지만을 콕 집어 공시지가를 대폭 올리는 ‘핀셋 상승’에 형평성 논란이 인다.

정수연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실화율은 모든 토지에 대해 동일하게 적용돼야 하는데 토지별로 현실화율을 차등화하는 것 자체가 형평성에 위배된다”며 “추정 시세 2000만원 이상이 고가 토지라는 것도 작위적”이라고 말했다.

노태욱 노태욱 한국감정평가학회장(강남대 부동산학과 교수)은 “인위적인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데 어떤 원칙으로 했는지 분명하지 않아 문제”라며 “파급 효과 관련 TF를 구성했다고 하지만 영향 분석 후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점진적으로 공시지가 인상을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보유세 폭탄은 현실화됐다. 지난달 발표한 표준 단독주택도 역대급으로 상승한 만큼 종합부동산세ㆍ재산세와 같은 보유세와 건보료 등이 덩달아 오를 전망이다.

김종필 세무사에 따르면 전국 땅값 1위인 ‘네이처 리퍼블릭’ 부지(169.3㎡)의 소유자의 경우 지난해 보유세를 8139만원 냈다면 올해에는 50% 늘어난 1억2973만원을 내야 한다. 공시가격으로는 보유세가 2배가 넘는 1억8459만원이 되지만 한 해 보유세가 50% 넘게 오르지 못하는 세 부담 상한에 걸리기 때문이다.

2위인 우리은행 명동지점 부지(392.4㎡)도 보유세 폭탄을 맞을 전망이다. 보유세 인상 상한률을 고려했을 때 지난해 보유세가 약 2억767만원이라면 올해에는 3억1151만원으로 오른다.

3위인 명동 유니클로 부지(300.1㎡)도 지난해 보유세 1억5050만원에서 올해 2억2576만원을 내야 한다. 이런 공시지가 인상에 따라 건보료도 오를 전망이다.

김규현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99.6%의 대다수 일반토지는 공시지가 변동률이 높지 않아 세 부담이나 건강보험료 및 복지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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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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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관악구 봉천동의 한 표준지(134.5㎡)는 공시지가가 지난해 ㎡당 396만원에서 올해 441만원으로 올랐다. 이 땅의 올해 보유세는 249만1000원으로 전년(223만7000원) 대비 13.8%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공시지가 인상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보유세가 오르는 만큼 고스란히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 랩장은 “상권이 번화한 강남·명동·성수 등에서는 보유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면서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장기적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근생 건물이나 오피스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은 보유세를 고려한 실질 수익률이 떨어지고 경기침체까지 겹쳐 전반적으로 부동산 수요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며 “보유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내수경기 침체로 공실이 늘다 보니 일부 핫플레이스 지역을 제외하고 세입자에 대한 조세 전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화ㆍ김민중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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