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0543669 0252019021250543669 04 0401001 5.18.20-RELEASE 25 조선일보 50311670

마두로, '만일의 사태' 대비 망명 계획중…정권 붕괴 임박?

글자크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밀리에 망명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이 마두로 대통령의 정적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한데다 남미 이웃국가들마저 등을 돌리면서 마두로 정권이 버틸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피난처로 멕시코와 쿠바, 터키, 러시아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익명의 소식통 4명은 마두로 대통령 측은 갑작스럽게 퇴진하는 사태에 대비해 베네수엘라를 탈출할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 계획)’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이 피난처로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다. 탈출을 감행하는 마두로 측 뿐만 아니라 피난을 받아들이는 국가도 미국 등 국제사회의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마두로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고 국제법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피난처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능한 피난처로는 멕시코와 쿠바, 터키, 러시아 등이 논의되고 있다. 멕시코는 유력한 피난처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마두로 대통령이 멕시코로 망명을 떠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멕시코 측은 양 정부간 공식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지만, 지난 8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내부 중재를 돕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멕시코는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 과이도 국회의장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또 멕시코는 해외 고위급 인사들의 전통적인 피난처이기도 하다.

쿠바는 베네수엘라와 함께 공산주의 이념을 공유하는 동맹국이다. 그러나 쿠바 정부가 마두로 대통령을 수용하는 것을 망설일 수도 있다. 마두로 대통령을 받아들일 경우 미국이 쿠바와 베네수엘라 고위 관료간 마약이나 무기 밀매를 감시한다는 명분으로 쿠바에 대한 간섭을 정당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터키와 러시아도 마두로의 망명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베네수엘라의 주요 금 수출국인 터키의 레제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을 "나의 형제"라고 부르며 최후의 피난처로 망명을 수용하겠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피난처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마두로 정권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로마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도 마두로 탈출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과이도 국회의장은 최근 이탈리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베네수엘라 정치 분쟁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에 끝까지 남아 버티겠다고 공언한 마두로 대통령이 탈출구 마련에 나선 것은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의 권유때문이다. 플로레스는 미국 교도소에 18년째 수감 중인 조카 2명을 두고 있다. 마두로 정권에 대한 미국의 퇴진 압박이 거세지면서 불안감이 커진 것이다.

또 지난주 우루과이에서 열린 유럽 및 남미 정상회담에서 베네수엘라 새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평화적 절차를 마련하는 합의안이 도출되면서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이 더 커졌다. 이 외에도 마두로 대통령의 입지를 좁혀오는 요인들은 많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경제 제재로 주요 산업인 석유 수출길이 막히고, 100만%가 넘는 물가상승률로 국민들의 탈출이 폭증하는 등 최대위기를 맞았다.

[이경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