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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떡붕어만 떼죽음···안동댐 중금속 오염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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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상류 안동댐. 지난 2017년 7월 초 안동댐 상류에서는 떡붕어 떼죽음이 발생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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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7월 3일 안동댐 상류인 경북 안동시 도산면 동부리의 선착장 근처에서 떡붕어들이 하얗게 배를 드러내며 떠오르기 시작했다.

도산서원과 가까운 이곳은 강원도 태백과 경북 봉화를 지나온 낙동강 상류가 안동댐 호수(안동호)로 흘러드는 곳이다.

당시 다른 어종은 피해가 없었는데 유독 떡붕어만 1만7200마리가 떼죽음 당했다.

낙동강 수계 식수원인 안동호 수질을 둘러싸고 주민 불안감이 증폭됐고, 환경단체에서는 상류 봉화군 석포면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를 오염 원인으로 지목했다.

환경단체는 "석포제련소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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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3일 오전 경북 안동댐 상류인 도산면 동부리 도산선착장 인근에서 물고기 수백여마리가 죽은 채 떠올랐다. 이후 한 달 동안 이곳에서는 떡붕어 1만7200여 마리가 죽은 상태로 발견됐다.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 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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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상류인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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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방문했던 지난달 17일 석포제련소의 한 배출구. 제련소 측은 "폐수 처리 방류구가 아니라 하수와 스팀 응축수를 모아 내보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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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환경청은 안동대 연구팀(연구책임자 김정진 지구환경과학과 교수)에 원인 조사를 요청했고, 연구팀은 지난해 1년 동안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12일 중앙일보가 단독 입수한 '안동댐 어류 폐사 원인 분석 및 관리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은 집중 분석에도 불구하고 물고기 폐사 원인 규명에는 실패했다.

다만 안동댐으로 유입되는 낙동강 상류 강물과 안동댐 퇴적물이 중금속으로 심하게 오염됐다는 사실은 확인했다.

질병 일으키는 세균은 '불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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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3일 오전 안동시 도산면 안동호 상류에 죽은 물고기 수백 마리가 물 위에 떠있다. 이 지역은 환경단체들이 경북 봉화 석포제련소 등에서 중금속이 유입되는 곳이라며 정밀 조사를 요구해온 곳이다. [사진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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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내용을 보면, 안동댐으로 들어오는 낙동강 상류 수질은 떡붕어 떼죽음이 발생했던 2017년 7월과 조사를 진행한 지난해 7월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수온이나 용존산소 농도 등은 비슷했고, 다만 2017년에 탁도가 약간 높은 정도였다.

연구팀은 우선 물고기 질병이 폐사 원인이었을 가능성을 조사했다.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있었는지 선별 배양 실험도 했고, 질병 유발 세균의 DNA도 추적했다.

하지만 관련 세균은 검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세균에 의한 병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연구팀은 판단했다.

임하댐보다 오염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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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댐 물고기 폐사 관련 조사지점 [자료 대구지방환경청 보고서]


연구팀은 중금속 오염에 초점을 맞췄다.

다른 유해물질은 높지 않았는데, 낙동강 상류의 중금속 오염도는 국내 다른 지역이나 인근 임하댐에 비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안동호 퇴적물의 중금속 농도는 비소(As)가 42~54ppm으로 임하댐 21ppm의 두 배 이상이었다.

아연(Zn)의 경우도 416~675ppm으로 임하댐 107ppm의 4배 이상이었다.

카드뮴(Cd)은 6.2~14.4 ppm으로 임하댐 0.24ppm과 큰 차이를 보였다. 카드뮴은 1~4등급 중 가장 낮은 4등급이었다.

집중 강우 때 안동호로 유입되는 강물 속 부유물에서도 중금속 농도가 매우 높았다.

안동호 부유물질의 수은(Hg) 농도는 0.46~0.55ppm으로 임하댐 0.08ppm의 6~9배였다.

비소·카드뮴·아연 등도 임하댐보다 훨씬 높았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안동댐 퇴적물의 중금속 오염은 부유물질과 연관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중금속이 부유물질 형태로 호수로 들어와 가라앉은 뒤 호숫물로 다시 녹아나온다는 것이다.

떡붕어 내장 중금속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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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피해 공동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상류에 있는 영풍석포제련소의 폐쇄를 촉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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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연구팀은 떡붕어 내장 부위의 중금속 농도가 높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폐사한 떡붕어(동결건조한 시료) 아가미에서는 비소가 2.76ppm, 아연은 641ppm이 검출됐다.

위장에서도 비소가 4.25ppm, 아연은 295ppm이 검출됐다.

정상적인 떡붕어 아가미에서는 비소가 0.77ppm, 아연은 368ppm이 검출됐고, 위장에서는 비소가 2.58ppm, 아연은 137ppm이 검출됐다.

하지만 부위에 따라, 중금속 종류에 따라서는 정상적인 떡붕어가 더 높게 검출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예를 들어 폐사한 떡붕어의 간에서는 비소가 1.64ppm이었지만, 정상적인 떡붕어의 간은 1.86ppm으로 더 높았다.

폐사한 떡붕어와 정상적인 떡붕어 모두 중금속 오염이 심한 편이었지만, 중금속 때문에 폐사했다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셈이다.

그렇다고 중금속과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환경부 "추가 조사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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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봉화 석포제련소를 찾은 조명래 환경부 장관(앞쪽). 조 장관은 제련소 내에서 한 시간 정도 머물렀으나 정문에서 기다리던 주민이나 취재진과의 면담은 피했다. 강찬수 기자

연구책임자인 김정진 교수는 "낙동강 상류 부유 물질에서 중금속 농도가 높지만 석포 제련소 탓이라고 할 수 있는 증거는 아직 없다"며 "물고기 폐사 원인과는 별도로 중금속 농도가 높은 부유물의 배출원을 밝히기 위해서는 안동댐으로 유입되는 모든 지천에 대해 부유물 오염 특성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떡붕어뿐만 아니라 안동호 물고기의 체내 중금속 농도에 대해 체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구지방환경청 수질관리과 관계자는 "올해 낙동강 상류나 안동호 퇴적토 등의 중금속 오염 실태 등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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