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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긴장한, 그녀의 '마지막 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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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여제' 린지 본 세계선수권 동메달… 19년 선수 생활 마무리

월드컵 통산 82승 女최다승, 남녀 통틀어 역대 2위 '대기록' 남겨

"제 인생에서 가장 많이 긴장을 한 것 같아요. 지난 경기처럼 넘어지지 않고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었거든요. 결국 저와의 싸움에서 이겼고 마지막으로 시상대에 서겠다는 제 소원도 이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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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 안고 기뻐하는 린지 본 - 린지 본(35·가운데)이 10일(현지 시각) 현역 마지막으로 치른 FIS 알파인 세계선수권(스웬덴 아레) 활강 경기에서 3위를 차지한 후 애완견 루시를 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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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여제' 린지 본(35·미국)이 은퇴를 앞두고 치른 현역 마지막 경기에서 메달을 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세계선수권대회(스웨덴 아레) 활강 경기에서 1분 02초 23을 기록, 일카 스투헤치(슬로베니아·1분 01초 74), 코린 수터(스위스·1분 01초 97)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그는 경기 후 "이젠 제 몸이 스키를 타는 걸 허락하지 않는다. 우승도 더는 힘들 것 같아서 은퇴하려고 한다"며 "오늘 최선을 다했고 매우 행복하다"고 했다.

◇아쉬움 남는 최다승 도전

본은 열여섯 살이던 2000년 자국에서 열린 FIS 알파인 스키 대회에 처음 출전했다. 2004년 12월 캐나다에서 열린 활강 경기에서 첫 1위에 오른 후 작년 3월까지 월드컵에서 82차례 우승했다. 역대 월드컵 여자 선수 최다승이자 잉에마르 스텐마르크(63·스웨덴) 86승에 이어 남녀 통틀어 2위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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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은 2018~2019 시즌을 앞두고 86승 경신을 목표로 훈련하다가 작년 11월 왼쪽 무릎을 다쳤다. 재활을 거쳐 지난 1월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대회에 복귀했지만 완주하지 못했다. 결국 몸을 회복하지 못한 본은 꿈을 접어야 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은퇴 경기도 만만치 않았다. 본은 지난 5일 이 대회 수퍼대회전 경기 초반 넘어지면서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월드컵 43승을 거둔 주종목인 활강 경기에서 시상대에 오르며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했다. 월드컵 최다승 기록을 보유한 스텐마르크도 이날 본을 직접 만나 격려했다. 본은 "스키 전설이 축하해줘서 고맙다. 완벽한 은퇴 경기"라고 했다.

◇평창에 할아버지 유해 뿌려

본은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6·25 참전 용사였던 본의 할아버지는 한국에 직접 와서 손녀의 경기를 보고 싶어했지만, 올림픽을 앞둔 2017년 11월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본은 작년 2월 평창 올림픽 때 할아버지 유해 일부를 가져와 정선 알파인 스키장 슬로프에 뿌렸다. 그는 당시 본지 인터뷰에서 "내 경기를 보고 싶어했던 할아버지를 이렇게라도 모실 수 있게 됐다. 할아버지도 영원히 한국의 일부로 남게 돼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창올림픽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본은 슬로프 밖에서도 많은 화제를 몰고 다녔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와는 2012년부터 3년간 사귀다 헤어졌다. 작년부턴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정상급 선수로 꼽히는 P K 서반(30)과 교제 중이다.



[포토]월드컵 통산 82승 女최다승, 린지본의 마지막 시상

[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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