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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 운명 어디로… 3개월간 세기의 재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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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검찰, 독립파 수장 9명 기소

대법서 공개 심리, 재판 생중계… 반란죄 적용땐 최대 25년형 선고

예산안 급한 총리, 독립파와 손잡자

우파 수만명 모여 “총리 퇴진” 시위… 독립파는 ‘투표 재실시’ 밀어붙여

동아일보

스페인 우파 “산체스 총리 퇴진하라” 카탈루냐 분리 독립을 반대하는 스페인 우파 지지자 수만 명이 10일 수도 마드리드 콜론 광장에 모여 페드로 산체스 총리 퇴진과 조기총선 실시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산체스 총리와 집권 사회당이 분리독립파에 우호적 정책만 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마드리드=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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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 민주주의가 시작된 후 가장 중요한 재판.”

카를로스 레스메스 스페인 대법원장이 12일부터 약 3개월간 열리는 카탈루냐 분리 독립파 수장 9명에 대한 공개 재판을 앞두고 한 말이다. 이번 재판이 단순히 특정 사건에 대한 판결이 아니라 2017년 10월 1일 주민투표 후 스페인을 둘로 쪼갰던 카탈루냐 분리 독립 사태의 향방을 결정할 분수령임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페인 검찰은 “중앙정부와 법원 반대에도 주민투표를 강행했고 일방적으로 분리 독립을 선언해 헌법을 위반했다”며 분리 독립파 수장 9명을 반란죄로 기소했다. 이 죄가 적용되면 독립 선언을 주도하다 체포된 오리올 훈케라스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부수반은 최대 2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당시 스페인 경찰을 제지하려 대규모 시위대를 동원한 혐의를 받고 있는 두 시민운동가 조르디 퀴사와 조르디 산체스도 반란죄가 적용되면 17년형을, 폭력 선동죄만 적용되면 12년형을 선고받게 된다.

주민투표를 이끈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도 반란죄로 기소됐다. 다만 그는 2017년 말 벨기에로 도피했다. 대법원은 푸지데몬 전 수반의 화상 증언을 불허했다.

이 외에도 중앙정부에서 분리 독립을 막는 업무 책임자였던 소라야 사엔스 데 산타마리아 전 부총리, 분리 독립에 우호적인 아다 콜라우 바르셀로나 시장, 주민투표 당일 충돌로 다친 주민과 경찰 등 채택된 주요 증인만 500명이 넘는다. 재판 첫날에만 150개 내외신 기자 600명이 취재를 신청했다.

이번 재판은 계속 생중계될 예정이어서 독립 찬반 세력의 여론 대립도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집권 사회당의 정국 장악력이 떨어진 상태여서 양측 대립을 부추기고 있다. 사회당은 카탈루냐 독립을 반대하지만 하원 350석 중 불과 84석(24%)만 점유한 소수 내각이어서 분리 독립파의 도움 없이는 올해 예산을 통과시키기도 어려운 처지다.

산체스 총리는 5일 “분리 독립 논의 진행 상황을 의회에 보고할 독립적 특별보고관을 마련해 달라”는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요구를 수용했다. 이에 대해 제1야당인 국민당(PP), 시민당(시우다다노스), 극우 복스(VOX) 등 우파 정당과 지지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들은 10일 수도 마드리드 콜론 광장에 모여 총리 퇴진을 외쳤다. 4만5000명의 시위대는 “산체스는 배신자다. 우리의 등에 칼을 꽂았다”고 규탄했다. 특히 이들은 분리주의자들이 특별보고관 설치 요구 수용 후에도 ‘독립투표 재실시’ 등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며 예산안 처리를 보이콧하자 분노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분리 독립파는 이참에 주민투표 재실시를 밀어붙이겠다는 속내다. 푸지데몬 전 수반도 최근 인터뷰에서 “이번 재판은 중앙정부의 보복”이라며 지지자 결집을 호소했다.

진퇴양난에 빠진 산체스 총리는 7일 “스페인은 법치국가로 사법부 판결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그는 2020년 임기 종료 전 조기 총선을 치러야 한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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