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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조 규모 모빌리티 시장, 자칫 우버에 내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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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공유서비스 ‘타다’ 박재욱 대표

어떤 차를 언제 어디서 타나 분석

최적 배치시스템 세워야 하는데 …

8년차 우버 서비스·기술력 월등

대비 안하면 우리가 ‘혁신’ 당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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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NC의 신규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의 서비스 차량. '타다'는 11인승 이상 승합차를 이용해 승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 VC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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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서비스 출시를 놓고 찬반이 뜨거운 가운데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 스타트업 VCNC가 출시한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차량공유 업체 쏘카의 자회사인 VCNC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타다’는 ▶승차거부 없이 11인승 카니발이 즉시 배차되고 ▶택시 요금보다 약 20% 비싸지만, 최대 7명(유아 동반 시)까지 타며 큰 짐도 실을 수 있고 ▶운전자들이 운행 매뉴얼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운행 중인 차량이 400대밖에 안 되는데도 승객의 호평이 이어지는 이유다. 재탑승률은 85%가 넘고, 최근 호출 건수는 서비스 출시 초기 대비 200배 늘었다.

‘타다’ 서비스를 이끄는 박재욱(35) VCNC 대표는 지난달 28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머지않아 우버, 그랩 등 외국 업체들이 한꺼번에 들어올 텐데 자칫하다간 180조원 규모의 한국 모빌리티 시장이 이들에게 다 넘어갈 수도 있다고 본다”고 경고했다. 그는 “모빌리티도 데이터 산업인만큼 더 많은 고객을 확보, 더 많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빌리티 서비스의 승부도 결국 서비스와 관련한 데이터를 얼마만큼 많이 수집하고 고도화된 기술로 분석하는지에 따라서 갈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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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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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전기공학과 출신인 박 대표는 ‘타다’ 이전에도 이미 사업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 그는 2011년 교내 창업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VCNC(Value Creators&Company)’를 설립했다. VCNC가 그해 11월 출시한 모바일 커플 소셜미디어 ‘비트윈’은 세계 최초 커플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비트윈은 메신저 대화는 물론 사진, 스케줄 등을 연인끼리 쉽게 주고받는 기능으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누적 다운로드 수가 3300만건을 넘었다. VCNC는 지난해 7월 이재웅 다음 창업자가 이끄는 차량공유 업체 쏘카에 의해 인수됐다. 박 대표는 쏘카의 최고전략책임자(CSO)로 합류했으며, 현재 ‘비트윈’과 ‘타다’ 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쏘카가 VCNC를 인수했을 때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모빌리티 업체(쏘카)와 소셜미디어 업체(VCNC)의 결합에 큰 관심을 보였다. 박 대표는 쏘카와 손잡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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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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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업계는 10년 주기로 큰 패러다임 시프트가 있다. B2B(기업 간 거래) 컴퓨터에서 개인용 컴퓨터(PC)로 진화했고, 이후에 인터넷이 등장했다. 또 10년 뒤에 스마트폰이 나왔다. 스마트폰 후엔 우리가 하루에 평균 2시간씩 보내는 자동차가 ‘차세대 개인화 도구’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국내에선 승차 공유 서비스가 원칙적으로 금지돼있지만 ‘타다’는 11~15인승 승합차의 경우 기사 알선을 허용하는 운수 사업법을 역으로 이용했다. ‘타다’는 승합차를 빌려주면서 기사까지 같이 배차하는 렌터카 서비스의 일종이다.

박 대표는 “법령의 틈새를 잘 파악해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 ‘타다’의 성공 요인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2015년에 국내에 ‘타다’와 같은 사업 모델이 존재했다.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때 ‘사회가 가진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승차 거부, 불친절한 서비스, 냄새나는 차, 예측할 수 없는 요금 같은 것들을 해결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캐치프레이즈도 ‘이동의 기본’으로 정했다고 한다. 박 대표는 “기본적인 것을 잘 지킨 게 서비스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당장 수익을 내는 것보다 ‘타다’와 관련한 시스템을 고도화시키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10년 후 전기차·자율주행차 보편화 … 주차장·정비소·주유소 크게 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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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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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자동차 관련한 시장이 한 해 180조원 정도다. 사업을 시작한 지 벌써 8년 차인 미국 우버는 서비스가 고도화돼 있고 기술적으로도 훌륭하다. 우버같은 기업이 국내 모든 모빌리티 데이터를 관장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타다’와 같은 토종 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수요·공급을 정확히 파악하고 최적화된 배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카풀 등 모빌리티 산업은 해당 지역에서 데이터를 얼마만큼 가졌는지에서 갈린다. 토종 기업들이 더 많은 투자를 해서 무슨 요일, 몇 시, 어느 장소에서, 어떤 종류의 운행 요청이 들어오는지 더 기민하게 파악해야 한다. 데이터 분석력은 국내 모빌리티 기업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박 대표는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해 “현재 시점에서 어떻게 대비할지 정하는 게 아니라, 10년 뒤 미래를 기준점으로 두고 거기서 필요한 법률, 인프라 등을 나열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택시-카풀 갈등은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이렇게 있다가 해외 업체들이 들어오면 우리는 그들에게 혁신을 ‘당하게’ 될 것이다. 미래에 어떤 사업이 필요할지 적기에 판단해야 한다. 노키아가 망하고 핀란드 경제가 휘청했던 것과 같은 일이 우리나라라고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박 대표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는 약 10년 뒤에는 현재처럼 많은 사람들이 차를 소유하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차를 빌려쓸 수 있는 플릿(fleet) 시스템이 보편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항공사들이 자사가 보유한 비행기로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비슷하게, 사람들은 차가 필요할 때마다 전기차 혹은 자율주행차를 빌리면 된다는 것이다.

자율주행차가 보편화하면 차량을 직접 운전하는 사람은 크게 줄어드는 동시에 차량당 운반할 수 있는 사람은 늘어나게 된다. 차 안에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더 다양해지고, 도로와 도시 공간도 크게 바뀌게 될 것이다. 차를 더는 소유하지 않기 때문에 주차장·정비소·주유소도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

박 대표는 “10년 안에 자동차와 관련한 법, 기업, 사회 인프라까지 모조리 바뀌게 될 것”이라며 “이를 총망라하는 스마트시티를 잘 기획하고 변화를 이끌어가는 기업들이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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