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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의 눈] ‘6시간 룰’에 버티기까지…‘응급’ 아닌 응급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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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 윤한덕 센터장의 순직을 계기로 응급의료 체계의 현실을 좀 더 들여다보겠습니다.

대형병원 응급실에 가보면 단순하게 열이 나서 가볍게 피부가 찢어져서 오는, 이른바 경증환자가 꽤 됩니다.

3분의 1 정도 된다고 합니다.

급한 마음에 응급실을 찾는건데, 문제는 이 때문에 정작 급한 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거죠.

응급실 의사도 엄청난 격무에 시달리고요.

그래서 정부가 3년 전 대책을 만들었습니다.

응급실에 오는 환자를 다섯 단계로 나눠서 비응급, 즉 경증 환자는 치료비를 모두 환자가 부담하도록 해, 응급실 환자를 줄이기로한거죠.

그런데 별 소용이 없습니다.

김진호 기자가 그 이유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대학병원 응급실입니다.

위급한 환자들 틈에 증상이 가벼워 보이는 환자들도 눈에 띕니다.

[응급실 환자 보호자/음성변조 : "기운이 없어서 누워 계시길래, 지금은 못 걸어요. 기운이 있을 때는 좀 걸어요."]

지난달 이 응급실을 찾은 환자의 절반가량이 준응급, 비응급에 해당하는 비교적 경증이었습니다.

[윤영훈/고대구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경증 환자가 많이 오는 편이긴 합니다. 아무래도 요즘 실손보험이라든지 이런 문제 때문에 응급실 문턱이 많이 낮아져서요."]

갑자기 아프거나 다친 환자로선 어디로 얼마나 급히 가야 할지 모르니 웬만하면 큰 병원 응급실을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전엔 1339 전화로 의료인과 상담해가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119에 통합된 뒤부터는 그나마도 불가능합니다.

[응급실 환자 : "저 혼자 응급실로 왔어요. 병원에 오면 안정이 되잖아요. 집에 혼자 있으면 불안해."]

응급실이 더 붐비는 건 이른바 '6시간 룰'도 한몫을 합니다.

응급실에서 6시간 이상 머물면 외래가 아닌 입원으로 분류해 진료비 부담을 줄여줍니다.

상태가 나아져도 응급실에서 나가지 않고 버티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의료인들은 애초 119 등이 환자를 옮길 때 긴급한 상황에서도 판단을 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무조건 가깝거나 큰 병원의 응급실로만 이송하지 말고, 환자 상태에 따라 구분해야 위급한 환자들을 제때 제대로 처치할 수 있다는 겁니다.

[김윤/서울의대 의료관리학실 교수 : "가까운 병원으로 빨리 데려가는 게 임무가 아니잖아요. 전원시키면 한 번 전원할 때 평균 세 시간이 소요되는데 그럼 이미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이거든요."]

한 해 만 명 넘는 환자들이 구급차로 실려왔다가 응급실이 붐벼 접수도 못 하고 다른 병원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김진호 기자 (hi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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