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LG전자 효자 ‘톤플러스’ 저물고…완전 무선이어폰 전성시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10년, LG 넥밴드형 블루투스 이어폰 출시

7년만에 2천만대 판매…짝퉁 출시 등 인기

2016년 9월 아이폰 유선잭 없애면서

에어팟 출시…완전 무선이어폰 비중 확대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1∼2년새 블루투스 이어폰 시장의 지형이 확 바뀌었다. 엘지(LG)전자의 ‘부진’과 애플의 ‘비상’이라고 할 만하다. 엘지전자의 ‘톤플러스’가 이끌어온 넥밴드형 이어폰의 전성시대가 저물고, 애플의 에어팟으로 대표되는 완전 무선이어폰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완전 무선이어폰의 약점이었던 높은 가격, 낮은 음질, 사용시간 등이 두루 개선되면서 대중화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2016년 9월 애플이 새 아이폰의 이어폰 잭을 없애고 무선이어폰인 ‘에어팟’을 출시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2010년 엘지전자는 당시까지 존재하지 않던 혁신적인 이어폰을 내놨다. 선 없이 블루투스로 연결하되, 목에 걸 수 있는 넥밴드형 이어폰이었다. 분실 위험 없이 두 손을 자유롭게 쓰면서 통화도 할 수 있어, 사무직은 물론 학생, 배달직, 생산직 등에게 두루 인기를 끌었다. 주요 음향사와 협력해 음질을 높였고, 한번 충전해 2~3일 사용이 가능하도록 성능을 높였다. 이어폰으로는 드물게 스피커 기능도 담겼다.

톤플러스는 출시 5년 만인 2015년 1천만대가 팔린 데 이어 21개월만인 2017년 3월 세계 판매량 2천만대를 돌파했다. 2015년 2분기 엘지전자 무선사업부가 2억원의 흑자를 냈는데, 톤플러스의 흑자가 80억원에 이를 정도였다. 중국에서 짝퉁 제품이 나오고, 삼성전자와 소니 등이 비슷한 컨셉의 제품을 따라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엘지전자가 2010년 이후 모바일 분야 히트상품이 거의 없는데, 톤플러스가 드물게 효자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톤플러스 등 넥밴드형 이어폰은 판매 실적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엘지전자는 판매 실적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과거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나와 등 업계 집계를 보면, 2017년 전체 블루투스 이어폰 판매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던 넥밴드형은 지난해 20%대까지 줄어든 반면, 완전 무선이어폰은 10%대에서 40%대로 성장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넥밴드형 이어폰은 유선 이어폰이 무선으로 넘어가는 과정의 과도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완전 무선이어폰이 대세가 됐다”고 말했다.

한겨레

업계에서는 2016년 9월 애플의 ‘강제적인 무선이어폰 전환’이 넥밴드형에서 무선이어폰으로 넘어가는 갈림길이 된 것으로 본다. 애플은 그해 9월 아이폰7을 내놓으면서 유선이어폰 연결 단자를 없애고 완전 무선이어폰 ‘에어팟’을 도입했다. 에어팟은 출시 당시만 해도 만들다 만 듯 한 디자인 때문에 ‘칫솔 같다’는 평가를 받는 등 호불호가 갈렸지만 애플 특유의 고객 충성도와 편리한 사용성을 바탕으로 무선이어폰 시장의 대세가 됐다. 현재 에어팟은 한해 3천만대 가까이 팔리는 애플의 또 하나의 효자 상품이 됐다.

톤플러스는 에어팟 출시로 인해 긍정적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에어팟으로 인해 무선이어폰 시장이 크게 확장됐지만, 시장 판도가 넥밴드형이 아닌 완전 무선이어폰으로 넘어간 것이다. 에어팟을 모방해 디자인은 흡사하지만 가격이 6분의 1에 불과한 3만~4만원대인 중국산 짝퉁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중국 큐시와이(QCY) 등은 에어팟과 다른 강낭콩형 무선이어폰 제품을 2만원대 가격에 선보여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스마트폰 강자인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20만원대의 ‘갤럭시버드’와 ‘프리버즈’를 내놓고 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한겨레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
◎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

[▶네이버 메인에서 한겨레 받아보기]
[▶한겨레 정기구독] [▶영상 그 이상 ‘영상+’]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