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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22% 인상" 스페인의 최저임금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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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올해부터 월 114만원 보장… 약 15% 국민 혜택, 대상자 많은 소매업 물가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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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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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 최저임금을 22% 인상하는 경제 실험을 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현지시간) 전례없는 수준의 인상폭 때문에 승자와 패자가 나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정부는 올해부터 최저임금을 월 736유로(약 93만7630원)에서 900유로(약 114만6550원)로 22% 인상했다. 이는 1977년 이후 42년 만의 최대 인상폭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두고 "경제적 도박"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조치의 최대 승자는 직접적인 임금 상승 효과를 누리게 되는 근로자의 8%, 120만명이다. 간접적으로 영향받는 이들을 포함하면 최대 15%에 달할 것으로 블룸버그는 예측했다. 스페인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이 소비와 고용을 촉진시켜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스페인은 임금 인상으로 중위소득 수준 근로자 비율이 8.8%포인트 오른 49%가 돼, 독일을 앞지르고 한순간에 유럽 주요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스페인은 프랑스, 그리스를 비롯해 미국과 캐나다 일부 주 등 올해 최저임금을 올린 주요국 대열에도 합류했다.

반면 이번 조치의 패자는 식당과 호텔 등 소매·서비스 부문이 꼽힌다. 블룸버그는 이들이 고용하는 인원의 35% 이상이 임금 인상 대상이라고 전했다. 또 블룸버그는 고용주들의 인건비 부담이 약 0.8% 정도 늘고 소비재 가격이 0.4%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인건비 영향이 큰 과일 값은 스페인 내에선 3.5%, 유럽에서는 0.4%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자영업자들도 상품 가격을 올리는 등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수도 마드리드의 한 세탁소 업주는 "월 164유로의 인상을 감당하기 위해 10년 만에 가격 인상을 했다"고 말했고, 의류매장을 운영자는 당장 직원을 자를 계획은 없지만 직원들의 업무 태도와 생산성을 철저히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대 40% 이상의 최저임금 인상을 실시한 미국의 일부 주에서도 패스트푸드 가격이 인상 조짐을 보이는 등 여파가 미치고 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외식 가격은 2.8% 올랐고, 올해에도 2~3%대의 상승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기준 실업률 14.45%로 유럽 내 최고 수준인 스페인에서 갑작스러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고용 부진과 식료품 등의 가격 상승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스페인 중앙은행도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올해에만 12만5000개의 일자리가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스페인에서 전례없는 수준의 임금 인상이라 불확실성은 있다고 밝혔다. 스페인 은행인 BBVA는 올해 중순까지 16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보기도 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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