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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넷마블이 넥슨을 인수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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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마블과 넥슨 CI (사진제공: 각 게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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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의 빅딜이 예고됐다. 넥슨 인수전에 나선 넷마블이 든든한 우군으로 MBK파트너스와 텐센트를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넥슨 인수에 대한 예비 입찰은 오는 21일이다. 만약 넷마블이 넥슨 인수에 성공한다면 글로벌 10위 안에 드는 거대 게임사의 탄생을 기대해볼 수 있다. 2017년 기준으로 넷마블과 넥슨 매출을 합치면 약 5조 7,000억 원이다. 일단 국내에서는 경쟁자를 찾아보기 힘든 공룡기업으로 거듭난다.

그렇다면 넷마블이 넥슨을 인수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표면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넷마블이 넥슨 인수를 통해 그 동안 약했다고 평가됐던 온라인 공백을 단번에 메우게 된다. 그 동안 넷마블은 모바일게임에서는 국내 대표 게임사로 거듭났지만 온라인 사업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특히 방준혁 의장이 넷마블을 떠났다가 돌아온 2011년 이후부터 스마트폰 게임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며 회사 전체가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됐다.

시장 분석업체 앱애니가 지난 1월에 발표한 글로벌 모바일게임 매출 TOP.10에 넷마블은 국내 게임사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클래시 로얄’로 알려진 슈퍼셀을 제치고 5위를 차지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넷마블이 넥슨을 인수하며 온라인 라인업도 탄탄히 가져간다면 모바일과 온라인, 두 주력 플랫폼에서 선두에 올라설 수 있다.

넥슨은 국내는 물론 글로벌적으로도 잘 나가는 온라인게임 다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매력적인 게임은 중국 시장을 점령한 ‘던전앤파이터’다. 네오플은 작년에 ‘던전앤파이터’ 중국 성과 하나만으로 1조가 넘는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여기에 넷마블이 넥슨 인수에 나서며 ‘던전앤파이터’를 중국에 서비스하고 있는 텐센트와 손을 잡았기에 향후 사업 성과를 끌어올릴 협업 구조를 더 단단히 가져갈 수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자체 IP가 넝쿨째로 굴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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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 해외 매출을 책임지고 있는 '던전앤파이터' (사진제공: 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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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이 모바일게임 사업을 하며 항상 갈증을 느끼는 부분은 글로벌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자체 IP가 없다는 것이다. 넷마블이 모바일게임 다수를 히트시킨 것은 맞지만 그 중 상당수가 다른 회사 작품을 사온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리니지2 레볼루션’, ‘블소 레볼루션’, ‘마블 퓨처파이트’ 등이다.

특히 ‘리니지2 레볼루션’ 성공을 지켜보던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로 구글 매출 1위를 가져가는 과정을 보며 넷마블 입장에서는 자체 IP에 대한 갈망이 더욱 더 커졌다. 글로벌을 강타할 ‘신규 IP’를 뽑아낼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IP를 사들이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다. 이 경우 IP가 얼마나 시장성이 있는가를 검증하는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아도 되기에 더 안정적으로 사업을 끌어갈 수 있다.

이러한 넷마블에게 넥슨이 가진 주요 온라인게임들은 모바일 가지를 크게 뻗칠 수 있는 양분이 될 수 있다. 앞서 설명한대로 넥슨 강점은 10년 이상 서비스해온 온라인게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도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파워를 발휘할만한 IP 여러 개가 넝쿨째로 넷마블에 굴러들어오는 셈이 된다. 그것도 온전한 자산으로 말이다.

넥슨 역시 자사 온라인게임을 원작으로 한 모바일게임을 낸 적이 있지만 매출적으로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넷마블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을 필두로 다른 회사 게임으로도 히트작을 낸 사례가 여러 번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넷마블이 넥슨 IP를 자산으로 삼아 모바일 신작을 출시한다면 기존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 넥슨 입장에서도 ‘모바일에서는 IP 파워가 기대보다 못하다’라는 편견을 날려버릴 기회가 될 수 있다.

넷마블과 넥슨의 궁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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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과 넷마블은 좋은 한 쌍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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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주목할 점은 넷마블이 넥슨을 인수한다면 두 회사의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다. 7일, 투자은행 업계를 중심으로 전해진 소식에 따르면 넷마블은 넥슨의 경영을 책임진다. 넥슨 인수 이후에 각자 경영체제로 움직일지, 아니면 넷마블이 넥슨을 경영하는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미지수다. 다만 두 회사가 서로를 밀어주고 끌어줄 좋은 한 쌍이 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넥슨과 넷마블은 강점을 드러내고 있는 분야가 다르다. 넷마블은 온라인에는 약하지만 모바일에 강하다. 반대로 넥슨은 전통적으로 온라인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실제로 넥슨 전체 매출을 온라인과 모바일로 나누면 7:3으로 온라인이 압도적이다. 이러한 상황을 놓고 보면 각자 잘하는 분야를 전담하는 것이 큰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시 말해 넷마블이 모바일을, 넥슨은 온라인을 전담하는 것이다. 넷마블은 넥슨 IP를 바탕으로 만든 모바일 신작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며 영향력을 높이고, 넥슨은 IP 가치를 더욱 더 끌어올리고 시장에 통할만한 온라인게임을 발굴하는데 집중하는 것이다. 협의에 따라 넥슨 모바일게임을 넷마블이 서비스를 맡으며 매출 신장을 기대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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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3분기 넥슨 매출 비중은 온라인이 76%, 모바일이 24%였다 (자료제공: 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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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개발하는 측면에서도 두 회사의 색은 다르다. 넷마블의 강점은 모바일 유행을 선도해왔다는 것이다. ‘몬스터길들이기’와 ‘세븐나이츠’로 수집형 RPG 시대를 열었으며, ‘레이븐’으로 액션 RPG를 대세로 띄웠다. 이후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모바일에서 불가능하다고 평가됐던 MMORPG를 가장 잘 나가는 장르로 부각시켰다. 모바일 시장에 먹힐만한 장르와 게임성을 발굴해내는 능력이 탁월한 것이다.

반대로 넥슨은 국내 게임사 중 꾸준히 색다른 모바일게임을 만들어내는데 공을 들여온 회사다. 매출에 힘을 실은 게임도 있지만 3N 중 그래도 ‘색다르다’라고 할만한 게임 다수를 만들어냈다. 공룡이 가득한 섬에서 살아가는 일상을 게임으로 엮어낸 ‘듀랑고’, 국내에서 보기 드문 어드벤처 에 유료 게임으로 출시했던 ‘애프터 디 엔드’, 넓은 바다를 헤엄치며 다양한 물고기 사진을 모으는 색다른 재미를 앞세웠던 ‘데이브’까지. 세상에 없는 모바일게임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다시 말해 넷마블이 모바일 유행을 선도하는 트랜드세터라면, 넥슨은 탄탄한 온라인게임 매출을 바탕으로 모바일에서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해온 게임사다. 모바일게임 개발에 있어서 각기 다른 강점을 앞세운 두 게임사가 힘을 합친다면 대중성이 있으면서도, 참신한 게임성을 가진 모바일게임 발굴도 남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텐센트는 무엇을 챙겨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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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텐센트 CI (사진출처: 텐센트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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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생각해볼 점은 텐센트의 참여다. 주요 자본은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책임지지만 텐센트 역시 넥슨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에 참여한다. 전면에 나서는 곳이 넷마블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투자에 참여해 탠센트가 얻어갈 수 있는 이득은 과연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은 확실하다. 넥슨 연매출 2조 달성을 견인한 ‘던전앤파이터’다. 텐센트는 중국에서 ‘던전앤파이터’를 서비스하며 규모를 키워왔다. 텐센트 입장에서는 효자 게임이지만, 매출에 따른 로열티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텐센트에 가장 좋은 선택은 ‘던전앤파이터’ 혹은 이 게임을 개발하는 네오플을 인수하는 것이다.

다만 현재 텐센트는 몸을 크게 움직일 수 없다. 국내 대표 게임사로 손꼽히는 넥슨이 해외 업체에 인수된다면 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에 형성될 우려가 높고, 이 부분이 국내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간접적으로 넥슨 인수에 참여하고, ‘던전앤파이터’를 가져가는 것이 가장 실리적인 판단이다.

만약 넷마블을 중심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넥슨 인수에 성공한다면 텐센트는 ‘던전앤파이터’에 대한 전권 혹은 네오플 인수를 제안할 수 있다.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알짜배기를 챙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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