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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경찰 "조재범 상습 성폭행 인정된다"…7일 검찰에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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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가 30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호송 차량을 통해 법원을 떠나고있다. 2019.01.30. 수원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행 혐의를 수사한 경찰이 조 전 코치 혐의가 인정된다는 수사 결과를 내놨다.

조 전 코치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피해자인 국가대표 선수 심석희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조 전 코치와 심석희가 성폭행과 관련된 대화를 나눈 휴대전화 메시지 등을 통해 혐의가 입증된다고 판단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조 전 코치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오는 7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6일 밝혔다. 조 전 코치는 심석희가 고교 2학년이던 지난 2014년 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태릉 선수촌, 진천 선수촌, 한국체대 빙상장 등 7곳에서 심석희를 수 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심석희가 고소장에서부터 4차례에 걸친 피해자 조사에서 한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돼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 장소에 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사실을 정확히 말하는 등 피해자 진술이 워낙 구체적이다. 범행 일시와 장소를 특정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조 전 코치와 심 선수가 휴대전화 메시지 등으로 나눈 대화 내용도 증거가 됐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조 전 코치의 자택과 차량 등을 압수수색, 휴대전화와 태블릿 PC 등을 확보했다. 이들 전자기기에서는 조 전 코치가 자신의 성폭행과 관련해 심 선수와 나눈 대화가 복원됐다. 이런 대화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에서 다수 발견됐다. 심석희의 동료와 지인 등 9명을 대상으로 한 참고인 조사에서도 조 전 코치 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정황이 나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특히 경찰은 4차례에 걸쳐 진행한 피해자 조사 중 심석희가 기록한 메모를 결정적인 증거로 주목했다. 이 메모는 “오늘은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는 식으로 심석희가 피해를 봤을 당시 심정을 자신만 알 수 있도록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조 전 코치의 범행일시와 장소가 모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메모를 통해 조 전 코치 범행이 단건에 그치지 않고 수차례 반복된 것으로 판단했다. 심석희의 메모는 2000페이지가량 되는 방대한 수사기록에서도 주요 부분을 차지한다.

아울러 경찰은 조 전 코치에게 협박과 강요 혐의를 추가했다. 이는 조 전 코치가 자신의 범행과 관련해 심석희를 협박하고 범행이 드러나지 않도록 심석희에게 의무가 없는 일을 강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성범죄인 만큼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 피해자 진술, 복원된 대화 내용 등 여러 증거가 조 전 코치가 성폭행했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어 혐의 입증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전 코치는 2차례에 걸친 피의자 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어 향후 법정에서 검찰과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심석희는 조 전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지난해 12월 중순 경찰에 제출했다. 조 전 코치는 심석희 등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지난 달 30일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받고 수감 중이다.

한편 심석희는 지난 3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끝난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4차 대회에서 여자 1000m와 1500m 파이널B에 올라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메달을 놓고 다투는 파이널A(결승)엔 오르지 못했으나 힘든 상황을 이겨내며 힘차게 달리는 모습에 팬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지난 달 30일 자신의 22번째 생일을 맞아 많은 축하를 받았던 심석희는 레이스 도중 장갑에 ‘고마워’란 문구를 새겨넣어 국민들 응원에 보답했다. 심석희는 오는 8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5차 대회에 나선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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