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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선거제 개혁' 사활…바른미래당과 앙금 아무것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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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the300][300티타임]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정치 소외' 서민 중산층 대변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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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민주평화당 의원이 지난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이동훈 기자



“선거제 개혁을 위해서라면 바른미래당과 앙금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민주평화당의 ‘스피커’ 역할을 수행하는 국회의원이 있다. “이제는 놓아달라”며 출당을 요구했지만 바른미래당은 끝내 놓아주지 않았다. 섭섭할 법도 하나 되레 바른미래당과 협치가 중요하다며 미소를 보인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전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이 그 주인공이다.

박 대변인의 미소는 여유가 아닌 절박함에서 나온다. 선거제 개혁을 위해선 어떤 세력과도 손 잡는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정치로부터 외면 받는 서민 중산층을 대변하기 위해서다.

박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은 주로 소득 기준 상위 1~10%, 더불어민주당은 30~40%를 대변하는 정치를 한다”며 “소상공인과 농민, 비정규직, 청년 등의 목소리를 여의도에 전달하기 위해선 선거제 개혁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선거제 개편은 ‘승자독식’의 정치 문화를 타파하는 데에도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박 대변인은 말했다. 지금의 선거제는 이기는 쪽이 모든 걸 가져가는 시스템인데, 그래서 대다수 국민을 위한 정치가 실현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국민을 등한시하는 제도가 정당화될 순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프랙털 이론’처럼 한 사회의 주요 시스템은 다른 집단에서도 반복된다”며 “승자독식 정치 문화가 기업과 일반 국민에게도 영향을 미치며 한국이 차별과 혐오, 배제 사회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제 개혁이 이 모든 것을 풀어내는 열쇠다”며 “선거제 개혁에 사활을 걸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느덧 국회도 후반기에 접어들었다. 20대 국회에서 성과와 아쉬움을 꼽는다면.

▶민주평화당은 과거 국민의당을 선택한 개혁성향의 유권자 뜻을 그대로 받들기 위해 고난의 길을 자처한 정당이다. 평화당이 개혁진영과 호남의 경쟁구도를 만들어 국민들에게 선택지를 드린 게 가장 큰 성과라고 본다. 선거제 개혁을 선도적으로 주장해 가시권에 들도록 이끈 것도 중요한 성과다. 한편 갑자기 교섭단체가 깨지면서 발언권, 영향력, 언론노출 등이 극단적으로 제한된 것은 신생정당에는 너무 가혹했다.

-초선 비례대표다. 지역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의정 활동에 가장 힘이 된 것은 무엇인가.

▶여성 법조인으로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시민단체, 방송, 청와대 수석 등을 경험하며 다양한 분들과 오랫동안 일했다. 그분들과 신뢰 관계가 의정 활동을 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군산과 전북에 계신 분들도 마찬가지다. 제가 지역구 의원이 아님에도 제 활동에 대해 과분한 기대를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그분들을 위해서 힘들어도 힘을 내고 있다.

-후반기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평화당 수석대변인을 맡았다. 가장 큰 애로사항은 어떤 점인가.

▶현안을 계속 따라 가야하기 때문에 정책 이슈에 진득하게 집중 못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점이다. 더구나 평화당은 교섭단체가 아니고 국민의당에서 분리되는 과정에서 득표율 혜택도 모두 놓고 나와야 했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많이 어렵고 당직자도 부족하다. 그럼에도 개혁야당으로서 실질적 대안을 가지고 민주당에 고언해야 하고 한국당의 퇴행적 행태도 지적해야 하니 할 일이 너무 많았다. 30대 초반 변호사 하면서 아이 둘 키우고 시민단체 활동하던 때만큼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다. 더구나 바른미래당에서 당적 정리를 해주지 않아 활동에 여러 가지 제약이 있다. 전당대회에 나갈 수도 없고 국회 대정부 질문에 배정해주지도 않는다. 그나마 수석대변인직을 맡고 나서 마이크를 얻은 것이 제 정치적 소신을 펼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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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민주평화당 의원이 지난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이동훈 기자


-후반기 국회 들어서며 사실상 다음 총선을 준비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다음 정치행보는 어떻게 하실건지.

▶여성법조인 몇 분 안 계실 때부터 법조인을 시작했고 민변과 시민단체 활동을 하다보니 상당히 젊었을 때부터 정치권유를 구체적으로 받았다. 그러나 정치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청와대 수석도 공무원의 일종이라고 생각했다. 승자독식의 후진적 정치에 생산성도 별로 없고 헤게모니 싸움이나 하고 있다고 비판적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양극화 지역 격차를 이대로 두면 우리 경제 사회가 모두 무너지겠다는 절박함으로 정치를 시작하게 됐다. 지난 3년간 승자독식의 양극화 경제, 선거제를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절대 뒤로 물러설 생각은 없고 적극적으로 임하려고 한다. 특히 가장 낙후됐고 최근 일자리 재난에 처한 군산과 새만금을 어떻게든 일으켜 세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선거제 개혁, 결국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나.

▶대학정책을 연구하러 핀란드에 갔다가 합의 민주주의를 보고 배운 것이 많다. 승자독식의 대통령제가 승자독식의 국회와 정당, 기업 문화, 경제, 차별과 혐의 사회를 만든다고 결론 지었다. 헬조선에서 벗어나기 위한 출발점이 바로 선거제 개혁이다. 2015년 9월 핀란드에서 잠시 귀국했다가 결국 정치를 시작하게 됐는데 그 때 마음가짐을 한번도 잊은 적이 없다. ‘국민을 위한 정치경쟁구도를 만들자, 양극화와 지역 격차를 해소해서 헬조선을 탈출하자’는 것이다. 이 목표를 위해서 어려운 여건이나 평화당의 길이 그 길 위에 있다는 확신이 있다. 그 길에 바로 서도록 더욱 열심히 뛰겠다.

-앞으로 수석대변인 남은 임기동안 평화당이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무엇인가.

▶개혁 야당과 호남 경쟁자로서 역할이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수석을 했는데 정권을 잡아도 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바깥에서 밀어붙이는 비판적 협조자가 있어야 가능하다. 정치, 경제 개혁과 관련해서 평화당이 그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한다. 평화당에는 정동영 대표를 비롯해 천정배 민주평화연구원장, 장병완 원내대표 등 개혁적이고 실력 있는 발군의 의원들이 많이 있다. 저도 오랫동안 시민경제사회연구소를 운영하며 경제, 사회 정책 대안들을 마련해 왔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이 성공해야 대한민국이 산다. 당리당략에 사로잡혀 개혁을 회피하면 회초리를 들어서라도 개혁으로 매진하도록 해야 한다. 또 호남은 개발시대에 노골적으로 차별을 받았고 가장 낙후돼 있다. 특히 전북경제는 혁심 대기업 3곳 중 2곳이 폐쇄됐다. 영남의 발전된 지대의 대기업들이 십수년동안 수십조의 예산 지원을 받아 유지되는 것과 정반대다. 한 푼의 예산 지원 없이 다른 지역 공장의 희생양이 되며 문을 닫았다. 양극화의 중요한 부분이 지역 격차다. 문재인 정부가 권위주의 정부가 했던 개발 특혜 정책을 계속하고 양극화와 지역 격차 해소하도록 견인하는 역할을 해내야 한다.

[약력]

전북 군산 출생(1963년)

전주여고

서울대 법과대학

핀란드 땀뻬레대 대학원 교육학 박사과정 중

27회 사법시험 합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창립회원

시민경제사회연구소장

참여정부 청와대 국민참여수석, 참여혁신수석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정책위원회 위원장

20대 국회의원(비례대표)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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