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넥슨 임직원도 몰랐던 매각…넷마블·카카오가 해외 매각 막을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조한울 기자] 김정주 NXC 대표가 극비리에 매물로 내놨던 넥슨을 인수하기 위한 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당초 유력한 인수 후보로 점쳐졌던 중국 텐센트 외에도 국내 기업인 카카오와 넷마블이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넷마블은 지난 달 31일 "두 달 전부터 넥슨 인수를 검토했고, 지난 달 최종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넥슨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이 공개된 올 초보다 한 달가량 앞서 넷마블은 인수를 검토했다는 뜻이다. 넥슨의 주력 계열사인 네오플의 노정환 대표도 "매각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을 정도로 극비리에 추진됐던 넥슨 매각을 넷마블은 차근히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게임업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넷마블이 넥슨 인수에 성공한다면 국내 게임 시장의 지형도 바뀌게 된다. 당장 넷마블은 국내 최대 게임사로 올라서게 된다. 자체 지식재산권(IP)이 부족해 막대한 로열티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넷마블 입장에선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유력 지식재산권(IP)을 여럿 보유한 넥슨을 인수할 동기가 충분한 상황이다.


문제는 넷마블이 보유한 자금이 넥슨을 인수하기엔 부족하다는 점이다. NXC는 시가총액이 15조원(1조5000억엔)에 달하는 넥슨 재팬의 지분을 47.98% 갖고 있다. 여기에 고급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 가상통화거래소 비트스탬프 등 NXC가 보유한 계열사의 가치를 더하면 NXC 인수 규모는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넷마블이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약 1조6500억원에 불과하다. 때문에 넷마블은 컨소시엄 구성을 계획하고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넥슨의 유무형 가치는 한국의 주요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며 "해외에 매각 시 대한민국 게임업계 생태계 훼손과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바 넷마블은 국내 자본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형성해서 인수전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카카오도 넥슨을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넷마블이 카카오와 협력할 가능성도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넥슨이 텐센트, EA 등 해외 기업에 팔리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카카오 역시 단독으로 넥슨을 인수하기엔 자금이 부족하다. 따라서 카카오 역시 넷마블처럼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란 예상이 제기된다. 국내 IT·콘텐츠업계 대표주자인 양사가 협력하리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두 회사가 협력해 넥슨을 인수한다면, 넥슨이 보유한 개발력과 IP 등이 당초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된 텐센트나 EA, 디즈니 등 해외 기업에 유출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텐센트가 카카오와 넷마블의 대주주인 만큼 양사가 넥슨을 인수하더라도 텐센트가 넥슨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결론적으로 텐센트의 경우 자금 동원 능력 등 여러 측면에서 볼 때 독자인수는 능력은 있으나 논란을 피하기 위한 구조가 문제"라며 "따라서 한국기업을 내세우면 정치적 논란이 없고 이후 필요에 따라 텐센트의 넥슨이나 네오플 인수도 용이하며 상황에 따라 손 떼기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조한울 기자 hanul00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