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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넥슨 인수전’…넷마블이 카카오보다 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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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현금동원력 ‘3조’

카카오는 ‘1.6조’로 열세

사업집중도·시너지도 격차

인수구조 매각방식 ‘안갯속’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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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역사상 최대규모의 인수합병(M&A)이 될 ‘넥슨 인수전’에서 카카오보다 넷마블이 자금력이나 향후 사업 시너지 측면에서 모두 우위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31일 넷마블은 국내 자본과의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넥슨 인수를 공식화했다. 넷마블 외에 카카오, 텐센트, 디즈니, 일렉트로닉아츠(EA), MBK, KKR, 칼라일 등 글로벌 기업ㆍ사모펀드들이 넥슨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지난달 초 김정주 넥슨 대표가 “어떤 경우라도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업계에선 해외가 아닌 국내 토종 기업(카카오와 넷마블)들을 중심으로 넥슨 인수전이 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넷마블이 카카오보다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자금력에서 넷마블이 카카오를 앞선다. 카카오는 현금성 자산이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지만, 넷마블은 실제 가용 가능한 현금성 자산이 3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다. 넷마블의 현금성 자산(약 1조6000억원)만 보면 카카오와 비슷하지만, 넷마블은 엔씨소프트 지분(지분율 8.89%, 최근 시총 기준 약 9000억원 상당)을 바탕으로 한 대출ㆍ자산유동화를 통해 추가적인 현금 유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게임 애널리스트는 “카카오는 넷마블과 달리 현금 자산이 묶여있는 상태”라며 “카카오가 인터넷 은행이나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투자를 아직도 더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업 시너지 측면에서도 넷마블이 카카오를 앞선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선 넥슨의 핵심 기업 가치가 ‘던전앤파이터’ 지식재산권(IP)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에서 연간 1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던전앤파이터’는 현재 텐센트가 중국 내 퍼블리셔(유통 대행), 넥슨이 개발사 역할을 하고 있다. 넥슨을 인수할 기업은 중국에서 개발사 역할을 이어받아야 한다.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모바일 중심의 캐주얼게임(간단한 조작으로 즐기는 게임)을 주로 선보였다. 반면 넷마블은 리니지2 등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ㆍPC 게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넥슨을 인수하는 기업은 향후 중국을 제외한 해외 지역에서 퍼블리셔 역할을 해야한다. 넷마블은 이미 글로벌시장에서 퍼블리셔 역할을 하고 있고, 해외에서 게임개발사 등을 여럿 인수합병(M&A)한 경험도 많다.

이경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넥슨을 인수하는 회사는 개발사로서 퍼블리셔인 텐센트와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이런 경험에서 넷마블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선 향후 이 두 기업의 컨소시엄 결성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최대 13조원이 거론되는 인수 자금을 감안할 때 인수금융(약 4조~5조원)을 받더라도,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한 재무적 투자자(FI)의 개입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지헌 기자/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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