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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잇몸병이 알츠하이머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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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를 열심히 다녀야 할 새로운 이유가 생겼다. 잇몸병을 유발하는 세균이 치명적인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세균을 막을 수 있는 약도 개발돼 앞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데 전기가 될 전망이다.

미국 바이오 기업 코르텍사임의 스티븐 도미니 박사가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진은 지난 23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잇몸병을 유발하는 세균인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가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임을 인체 뇌 조직 연구와 동물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과 호주·뉴질랜드·노르웨이·폴란드 연구진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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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몸병의 원인균인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의 전자현미경 사진. /영국 보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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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은 치매 환자의 약 7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뇌질환이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을 앓다가 사망한 환자 53명의 뇌를 분석해 그중 96%에서 진지발리스균이 분비하는 효소를 발견했다. 또 현재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환자 10명 중 7명도 척수액에서 진지발리스균의 DNA가 발견됐다. 환자들의 침에서는 모두 진지발리스균의 DNA가 나왔다.

동물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진지발리스균이 생쥐의 입에서 뇌로 퍼지며, 최종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이 주로 발생하는 곳의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쥐의 기억력도 급감했다. 반대로 진지발리스균의 효소를 차단하는 약물을 쥐에게 먹이자 뇌 손상이 절반까지 줄어들었다.

코르텍사임은 이미 진지발리스균을 막을 신약도 개발했다. 회사는 "기존 약물보다 뇌 침투력이 더 뛰어난 신약 'COR388'을 개발해 지난해 안전성 시험을 통과했다"며 "올 연말부터 대규모 환자 대상 임상 시험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임상 시험이 성공하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물론, 예방 백신으로도 개발될 수 있다고 회사는 기대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비정상적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이면서 생긴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뇌에서 베타 아밀로이드 덩어리가 발견돼도 치매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이번 연구진은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진지발리스균 같은 병원균을 방어하다가 힘에 부쳐 덩어리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병의 다른 원인으로 지목된 타우 단백질은 진지발리스균의 전파를 돕는다고 추정됐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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