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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화웨이·멍부회장 기소한 美… S&P 진입 허용한 中 [월드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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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고위급 무역협상 앞두고 정반대 전략 이목/美, 기술 절취·제재 위반 등 혐의/멍 부회장도 사기 등 13개 혐의 적용/

화웨이 세계 시장 지배 막기 ‘강수’/中, S&P 중국내 자회사 설립 허가/美에 ‘올리브 가지’ 내민 것 평가도

세계일보

미국과 중국이 30∼3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리는 고위급 무역 협상을 앞두고 정반대의 전략을 선보였다. 미국은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 부회장을 28일 전격 기소하고, 캐나다에 멍 부회장의 신병 인도 를 공식 요청하는 등 강공책을 동원했다. 중국은 이날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처음으로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자국 시장 진입을 허용했다. 이는 중국이 미국 측에 ‘올리브 가지’를 내민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 법무부는 화웨이 측에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위반, 무역기밀 절취, 사법 방해 등 13개 혐의를 적용했다. 미국은 미·중 고위급 협상에서 중국의 기선을 제압하고, 화웨이의 세계 시장 지배를 막기 위해 지난 10여 일 동안 별러온 강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29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캐나다 밴쿠버에 구금돼 있는 멍 부회장의 신병 인도까지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미국의 기소에 대해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강한 정치적 의도가 있는 압박을 즉각 중단하라”며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의 합법적이고 정당한 권익을 결연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캐나다는 양자 인도 조약을 남용해 중국 공민을 이유 없이 강제 조치해 권익을 심각히 침해했다. 미국은 멍완저우에 대한 체포령을 철회하고 신병 인도 요청을 하지 말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캐나다에도 멍 부회장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장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세계일보

매슈 휘터커 미국 법무장관 대행(왼쪽 세번째)이 28일(현지시간) 법무부에서 윌버 로스 상무장관(왼쪽 두번째),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오른쪽 두번째)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기소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뉴욕 동부지검은 화웨이와 2개 관계회사, 멍 부회장을 대상으로 은행 사기 등 13개 혐의를 적용했다. 화웨이가 이란에 장비를 수출하기 위해 홍콩의 위장회사를 활용해 미국의 이란 제재를 위반했고, 이 과정에서 멍 부회장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게 미국의 주장이다. 워싱턴주 대배심은 미 통신업체인 T모바일의 기밀 절취, 사법 방해 등 10개 혐의로 화웨이를 기소했다. 사람의 손가락을 흉내 내고 스마트폰을 테스트하는 ‘태피’(Tappy)라는 로봇공장을 찾은 화웨이 엔지니어들이 로봇 기술을 훔친 혐의를 적용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미국 S&P의 중국 내 자회사 설립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S&P가 향후 중국 채권시장에서 신용평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S&P와 무디스, 피치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자국 시장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고, 다궁(大公) 등 중국 신용평가사들이 시장을 독점해왔다.

세계일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은 30일부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무역 협상에 나선다. 류 부총리는 이번 회담이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할 예정이다. 지난 7∼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차관급 협상에 이은 이번 고위급 무역 협상은 미·중 무역전쟁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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