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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체육 쇄신]국가대표 합숙 없애고 선수촌 개방한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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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체육계 비리 근절 대책 발표

연금대신 포장금 지급·병역특례 축소

체육회-KOC분리·소년체전 폐지 추진

아시아경제

유은혜 사회부총리(사진 왼쪽부터)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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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최대열 기자] 국가대표 합숙제도를 없애고 폐쇄적으로 운영됐던 국가대표 선수촌을 개방해 생활체육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각종 대책에도 체육계 성폭력 등 각종 비위가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연금 대신 포상금을 지급하고 병역특례를 폐지 또는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성적 지상주의'로 대변되는 엘리트 체육시스템을 전면 개편해 체육계 비리를 근절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성적지상주의 벗어나야"..국가대표시스템 손질 =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안을 발표하면서 "체육의 가치, 체육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는데 문체부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유은혜 부총리 주재로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최근 불거진 체육계 성폭력 등 비위문제를 근절키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각종 비위ㆍ비리의 근원에 체육계는 물론 우리 국민인식 저변에 깔린 성적지상주의가 한몫하고 있다고 판단, 그에 따른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우선 '운동기계'를 육성한다는 비판에 직면한 국가대표 합숙제도를 없애기로 했다. 문체부는 현재 대한체육회 주도로 훈련계획을 수립하고 선수를 소집하는 국가대표 선수촌의 운영방식에서 탈피, 각 경기단체의 수요가 있을 경우에만 선수촌을 이용하도록 제도화할 방침이다. 외부인 출입이 제한된 선수촌에 국가대표 선수가 오래 머물며 발생한 각종 부작용을 고려한 조치다. 지난해 10월 대한체육회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진천선수촌 내 쓰레기장에서 빈 술병이 대거 발견됐다.

특히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피해장소로 선수촌 내 라커룸 등을 언급한 점도 고려했다. 앞으론 선수촌을 이용하려면 각 경기단체가 특정 대회에 맞춰 사전 신청을 하고 일정 기간만 선수들의 출입을 허용할 방침이다. 나머지 기간에는 외부인에 선수촌을 전면 개방한다.

이밖에 선수촌에 인권상담센터를 설치하고 여성관리자를 배치해 선수들이 안심하고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성폭력에 대한 체육관계자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도 다시 설계한다. 이같은 방안은 이달 말 구성될 스포츠혁신위원회(가칭)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키로 했다.

◆메달연금·병특 폐지 검토..KOC분리도 재추진 = 국가대표가 받는 혜택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일명 '메달연금'으로 불리는 경기력향상연구연금과 병역특례 등이 검토대상으로 하겠다고 도 장관은 밝혔다. 병역특례의 경우 현재 병무청 등 관계부처간 개선방안을 논의중이다.

경기력향상연구연금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등 주요 국제대회 성적을 점수로 환산해 일정 수치에 도달한 선수에게 매달 연금 형태로 주는 보상금이다. 올림픽을 기준으로 금메달은 월 100만원, 은메달 75만원, 동메달 52만5000원이다. 1974년 제정될 당시 국위선양을 목표로 동기부여하는 역할을 했지만 메달에만 집착하는 성적 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있었다. 연금 대신 포상금만 지급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제도운영이나 개선방안과 관련해서는 마찬가지로 혁신위에서 논의키로 했다.

이밖에 2016년 엘리트ㆍ생활체육단체간 통합으로 출범한 대한체육회가 엘리트 체육에 치중하면서 생활체육이 상대적으로 등한시 된다고 판단해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분리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는 2000년대 이후에도 정부나 정치권 차원에서 수 차례 추진됐으나 체육계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통합 출범한 체육회가 KOC 역할을 겸하면서 엘리트 위주의 선수육성시스템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소년체전을 폐지하고 전국체전 고등부와 통합해 학생선수나 일반 학생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이 참가 가능한 학생체육축제 형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른바 '운동하는 학생,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육성하기 위한 일환이다. 현재의 소년체전이나 학교운동부를 개선하는 한편 대학입학 체육특기자 제도를 손보는 방안도 체육계·교육계가 함꼐 고민해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도 장관은 "반복되는 체육계 비리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체육계에 만연한 성적지상주의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면서 "더 이상 국위선양에 이바지한다는 목표 아래 극한의 경쟁체제로 선수를 몰아가고 인권에 눈을 감는 잘못이 반복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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