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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셧다운 끝나면 국정연설”… 한 발 뒤로 물러선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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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29일 예정대로” 강행 의사 / 펠로시 美 하원의장 반발에 연기 / ‘셧다운’ 여론조사도 트럼프 불리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국정연설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부문 업무정지)이 끝나면 국정연설을 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세계일보

트럼프, 펠로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셧다운을 이유로 마음을 바꿔 나에게 추후에(a later date) 국정연설을 하도록 제안했다”며 “이는 그녀의 특권이다. 나는 셧다운이 끝날 때 국정연설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원 회의장이 가진 역사, 전통, 중요성에 비춰 볼 때 이에 필적할 장소가 없다”며 “대체 장소를 찾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대한 국정연설을 가까운 미래에 하길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전통적으로 해마다 연초 하원 회의장에서 상·하원 합동연설 형식으로 진행해 온 국정연설이 셧다운 공방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강행 방침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두 사람은 팽팽한 힘겨루기를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셧다운 사태에도 오는 29일로 잡혀 있는 올해 국정연설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은 정부 셧다운 사태를 해결한 뒤 국정연설 날짜를 다시 잡아야 한다며 퇴짜를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셧다운 사태에서 국정연설을 하는 데 따른 안전을 우려하는 당신의 서한을 지난 16일 받았으나 나는 이미 국토안보부와 비밀경호국으로부터 안전상 문제가 없다는 설명을 들었고 헌법적 의무를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이 정해진 일정과 시간, 정해진 장소에서 열리지 못한다면 이 나라에 매우 슬픈 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펠로시 의장은 답장에서 “나는 정부의 문이 다시 열리면 국정연설을 위해 쌍방이 동의할 수 있는 날에 당신을 다시 맞이하게 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셧다운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더 수세에 몰려 있다.

AP통신은 NORC 공공문제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 미국인의 60%가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의 책임을 크게 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이날 보도했다. 또 미국인의 49%가 국경장벽 건설에 반대했고 지지자는 36%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수행 지지율은 34%로 떨어져 집권 2년 사이에 최저치에 근접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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