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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장애인 선수 쏙 빠진 체육계 성폭력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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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수영코치 성폭행 사건 등/지적장애인 등 잇따른 피해 불구/당정협의, 관련예방책 제시 안해/인지력 떨어져 특화된 대응 절실/안민석 의원 “실태조사 땐 꼭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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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브라질 리우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을 앞둔 경기도 이천 대한장애인체육회 훈련원은 발칵 뒤집혔다. 장애인 수영 A코치가 미성년인 지적장애인 선수 B양을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나서다.

이 사건은 발생 직후 훈련지원부에 접수됐고, 사태를 파악한 장애인체육회는 이튿날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A씨는 이후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으로부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장애인체육회는 당시 경찰수사 단계에서 혐의사실이 확인되자 가해자 A씨를 해임하고 영구제명 조치했다.

장애인체육회는 24일 “A코치는 현재 다른 직종에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사설 수영강사로 활동 중이라는 설이 돌 정도로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애인체육 선수들도 비장애인 못지않게 성폭력 위험에 빠질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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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이러함에도 이날 국회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총출동한 가운데 발표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근절 대책 당정협의에선 장애인체육과 관련된 대책은 쏙 빠져 있었다. 체육계 성폭력 대응에서조차 장애인 체육선수들은 또 소외당한 셈이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정협의를 마치고 “체육계 성폭력 재발방지를 위해 발의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과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개정안 주요 내용은 지도자 성폭력방지 예방교육을 의무화하고, 지도자가 성폭력으로 상해를 입히면 판결 전이라도 지도자 자격을 정지하며, 영구제명 추진 등도 포함됐다. 그는 이어 “성폭력 피해자 불이익 처분 금지와 별도 독립기관으로 스포츠윤리센터를 설립해 공정하고 합당한 징계를 통해 선수 인권을 근본적으로 보호하는 내용도 담겼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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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표된 대책 가운데 처벌 조항 등은 일괄 적용이 가능하지만 장애인체육 특수성을 좀더 고려한 예방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특히 지적장애인 선수는 지도자가 악의를 품고 접근하면 더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는 “지적장애인 선수들에게 성폭력이 부당한 침해라는 것을 제대로 알도록 비장애인 선수에 비해서 좀더 많은 횟수, 쉬운 방법으로 오랫동안 변별력 있게 교육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장애계 관계자도 “지도자를 ‘선생님’ 하면서 따를 텐데 어릴 때부터 선생님 말씀은 잘 들으라고 교육받았으면 성문제가 벌어져도 인지가 더딜 수 있어서 보다 선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애인체육계 한 인사는 “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에 장애인체육회가 들어가 있지만 당정결과에서 소외된 건 평소 무관심이 그대로 반영된 것 같다”며 “장애인 선수도 합숙하는 만큼 더 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니 성폭력 예방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안민석 의원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장애인체육 부분은 미처 고려하지 못해 아무도 챙기지 못했다”며 “실태조사를 할 때 장애인체육 쪽도 반드시 포함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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