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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브렉시트 해법 못찾고 설전만… 아일랜드는 노딜 대비책 마련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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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장치’ 유지 여부 두고 英의회ㆍ유럽의회 정면대립
한국일보

테리사 메이(왼쪽 두 번째) 영국 총리가 23일 런던 의사당 하원에서 열린 ‘총리 질의응답(PMQ)’ 중 발언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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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자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합의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이른바 ‘플랜 B’를 내놓았지만, 여전히 뾰족한 해법은 모색되지 않고 있다. 메이 총리와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23일(현지시간)에도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며 설전을 벌였다. 오는 3월 29일 영국이 결국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한 채 EU를 떠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또는 그런 상황에 대비하는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이날 하원에서 열린 ‘총리 질의응답(PMQ)’을 통해 ‘노 딜 브렉시트를 배제하지 않는 한 대화할 수 없다’는 종전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대화를 하자’는 메이 총리 제안에 대해 “총리 집무실의 문은 열려 있지만, 그 안에 있는 (총리의) 마음은 완전히 닫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메이 총리도 ‘노 딜 배제’만을 외치며 대화를 거부한 코빈 대표를 작심하고 비판했다. 그는 “코빈 대표의 브렉시트 정책이 무엇인지, 코빈 대표 자신이 모르고 있다. 가장 큰 위협은 노동당 정부일 것”이라면서 불만을 터뜨렸다.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플랜 B’가 담긴 결의안과 각 당 의원들이 제출한 수정안에 대한 하원 표결(29일)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실질적인 대화가 진전되지 않자 ‘노 딜’ 우려는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이날 “5명의 각료회의 멤버 등 19명의 장ㆍ차관이 2주에 한 번씩 비밀 모임을 갖고 ‘노 딜’ 브렉시트의 충격을 피하는 최선의 방안을 찾으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탈퇴 시점 연기’가 유일한 대안이라는 주장도 이어진다.

특히 아일랜드 정부는 ‘노 딜’ 브렉시트에 따른 관세업무 폭증에 대비, 3월 말까지 세관원 400명을 증원키로 하고 신규 채용 및 교육에 나섰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영국 집권 보수당 강경파가 격렬히 반대하는 ‘안전장치(영국 전체의 EU 관세동맹 임시 잔류)’가 끝내 합의안에서 빠지고, 그 결과 북아일랜드(영국령)와 아일랜드(EU 잔류) 국경에서 엄격한 통관절차가 시행되는 ‘하드 보더’가 생기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가운데, 24일 유럽의회가 “안전장치가 빠지면 브렉시트 합의를 비준 동의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안전장치’ 문제는 최대 딜레마가 됐다. 영국 의회와 유럽의회가 이 문제를 두고 정면대립하며 기싸움을 벌이는 형국이 돼 버린 것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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