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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독재 종식하나…베네수엘라 운명 짊어진 '83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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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후안 과이도, 23일 임시 대통령 자처…산업공학도 출신으로 대학 시절 反차베스 운동에 가담…"나는 생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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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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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서 권력 탈취의 시대를 마감할 것을 맹세한다."

수 천 명의 시민들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한복판에 선 35세 젊은 청년의 연설에 귀를 기울였다. 이 날은 지난 1958년 베네수엘라 시민들이 독재자였던 마르코스 페레스 히메네스를 몰아낸 날이기도 하다.

키가 크고 다소 야윈 외양의 이 청년 이름은 후안 과이도(Juan Guaido).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의 독재정치에 맞서 스스로를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이라 자처하고 나섰다. 4선 대통령 우고 차베스의 후계자로 불리는 마두로는 2013년 대통령에 취임했다. 지난해 투표를 통해 6년 임기의 재선에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부정투표 논란을 불러왔다. 2014년 이후 유가 하락으로 인해 베네수엘라는 현재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미국을 비롯해 남미 우파 국가들로 꼽히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콜롬비아 등이 이날 직후 과이도의 임시정부를 공식적으로 지지했다.

과이도는 1983년 7월, 비행기 조종사 아버지와 가정주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베네수엘라 북구 항구도시 과이라(La Guaira)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베네수엘라의 안드레스 베요 카톨릭 대학에서 산업 공학을 전공했으며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이도는 대학 시절, 방송 탄압을 목격하고 우고 차베스에 반대하는 학생운동에 가담하면서 정치에 눈을 떴다. 2009년에는 가난극복과 민주주의 수호를 가치로 삼은 '대중의 의지(Voluntad Popular)'라 명명된 정치조직을 결성해 정당의 젊은 지도자로 활동했다.

그가 국회에 몸담은 것은 2011년, 대체의원(Alternate)이 되면서부터다. 2016년 정식으로 투표를 통해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올해 1월에는 국회의장에 취임했다.

그의 정치 멘토는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인 레오폴드 로페즈. 로페즈는 현재 가택 구금 상태이며, 로페즈의 아내는 과이도에 대해 "매우 열심히 일하고, 겸손하며, 베네수엘라를 통합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10대 시절이던 1999년에 베네수엘라에서 3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최악의 산사태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진 사실을 자주 상기한다. 2017년 반정부 규탄 거리시위에서 맞은 고무총탄 흔적은 아직도 그의 목에 남아 있다.

AFP통신은 과이도에 대해 "스스로를 희생자가 아닌 생존자로 부르는 사람"이라며 "정치 신예가 마두로 정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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