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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20개월째 무소식인 타이젠 스마트폰...삼성, MS처럼 모바일OS 접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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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가 올해 12월 10일 ‘윈도 10’ 모바일 기기 지원을 종료한다. 모바일 운영체제(OS) 사업을 접는다는 말이다. 윈도 10 모바일은 모바일 OS시장에서 0%대 점유율을 기록해 왔다. 처참한 점유율에 MS가 사업을 접기로 하면서 비슷한 점유율을 가진 삼성전자 ‘타이젠'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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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017년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힐튼호텔에 마련한 ‘타이젠 개발자 콘퍼런스 2017 전시존’에 공개된 타이젠 OS 탑재 스마트폰 ‘삼성 Z4’를 참가자들이 체험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23일 인터넷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홈페이지 지원(Support) 페이지에 공지를 올리고 "2019년 12월 10일 윈도 10 모바일 기기에 대한 새로운 업데이트·무료 지원 옵션 및 기술 콘텐츠 업데이트를 종료할 예정"이라며 "일부 기기를 마지막으로 더이상 지원 계획이 없다. 윈도 10 모바일 사용자들은 안드로이드 또는 iOS 기기로 전환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0년 노키아로부터 모바일 사업부분을 72억달러(8조5674억원)에 인수했지만, 2015년 인수 실패를 인정했다. 76억달러(8조1180억원) 손실을 기록하고 7800여명의 직원을 감원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업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바일 사업 실패 이유로 충분하지 않은 앱 생태계·불안정한 OS 환경을 꼽았다. 최고경영책임자가 바뀌면서 전략이 바뀐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스마트폰업계 관계자는 "윈도 모바일은 안드로이드나 iOS에 비해 앱 생태계가 좋지 않았고 OS도 불안정했다"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는 사티아 나델라가 2014년 MS 최고경영책임자가 되면서 윈도폰을 버리고 오피스 제품을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 탑재하는 것에 집중한 결과라는 해석도 내놨다.

윈도 10 모바일과 비슷한 점유율의 삼성전자 OS 타이젠도 위험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의 자료를 보면 2018년 12월 기준 모바일 OS 시장 내 타이젠 점유율은 0.29%다. 윈도우 10 모바일(0.34%)과 비슷하다. 1위는 안드로이드(74.92%), 2위는 iOS(22.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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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타이젠을 탑재해 2017년 5월 인도시장에 출시한 ‘삼성 Z4’. /삼성전자 제공



타이젠도 윈도 10 모바일과 같은 상황이다. 안드로이드나 iOS에 비해 사용자가 적은 탓에 앱 생태계가 성장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출시된 타이젠 OS 스마트폰은 삼성전자가 2017년 5월 인도시장에 출시한 ‘삼성 Z4’이다. 현재 개발 중인 타이젠 OS 스마트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타이젠은 갤럭시워치 등 스마트워치 같은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기기나 냉장고·전구 같은 IoT에 탑재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해 7월 ‘공개 소프트웨어 그랜드 챌린지’에서 "타이젠이 2013년도에 모바일에 적용하긴 했지만 점차 웨어러블·TV 등에 들어가며 지속해서 IoT를 지향해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서 안드로이드와 iOS의 점유율을 뚫지 못해 사물인터넷 OS 점령에 나선 셈이다"며 "하지만 아직 IoT나 웨어러블 기기 성장률이 더뎌 단기적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주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모바일 OS 시장에서 밀린 타이젠을 내부에서 R&D용으로 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타이젠 사업을 접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긴 하지만 그걸 선언하거나 그럴 필요는 없는 상황이다"며 "갤럭시워치처럼 IoT와의 연계 활용성도 있고 꾸준히 IoT와 연계도 이어가고 있다. 중단할 가능성은 언제든 있지만 중단할 이유도 없고 내부적으로 R&D용으로 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별 기자(ahnbyeo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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