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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사이언스 샷] 로봇으로 부활한 3억년 전 파충류 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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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네이처



화석이 당장에라도 달려갈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 아니, 실제로 달렸다. 자세히 보면 화석의 다리와 몸통에 기계장치가 달려 있다.

화석이 로봇과 만나 2억9000만 년 전 과거를 재현했다.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 존 니아카투라 교수와 스위스 로잔연방공대 카밀로 멜로 교수 공동 연구진은 지난 1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물에서 육지로 나온 초기 네 발 동물이 지금까지 생각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걸을 수 있었음을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로봇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2008년 독일에서 원형 그대로 보존된 '오로바테스 파브스티'라는 네발 동물의 화석을 발굴했다. 오로바테스는 양서류와 파충류의 중간 형태로 추정됐다. 이어 같은 곳에서 이 동물의 발자국 화석도 발굴됐다. 오로바테스는 조류와 파충류, 포유류가 속한 양막류(羊膜類)의 초기 동물이다. 양막은 배아를 덮고 있는 막으로, 그 안은 양수로 차 있다. 양서류는 양막이 없어 올챙이처럼 배아가 물에서 자라지만, 양막류는 배아가 양막 안의 양수에 있어 육지에서도 살 수 있다.

연구진은 오로바테스 화석의 골격과 발자국 화석을 토대로 생전에 어떻게 이동했는지 보여주는 컴퓨터 입체 영상을 만들었다. 중력이나 마찰력 등 주변 환경 요인까지 대입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오로바테스는 양서류인 도롱뇽처럼 배를 바닥에 대고 다리를 옆으로 뻗어 기어가지 않고 악어나 이구아나 같은 파충류처럼 배를 지면에서 떼고 다리를 세워 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화석 모양대로 만든 로봇 '오로봇(OroBOT)'으로 실제 보행 실험도 진행해 역시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이번 연구에는 '로토스코핑(rotoscoping)'이란 애니메이션 기법도 동원됐다.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한 장면씩 애니메이션으로 옮겨 그리는 기법이다. 연구진은 오늘날 양서류·파충류를 고해상도 X선 카메라로 찍어 화석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쓴 골격의 토대로 만들었다.

연구진은 화석을 토대로 지금은 사라진 동물의 이동 형태를 역추적하는 연구 기법이 초기 조류의 비행이나 원시 인류의 이족(二足) 보행 같은 진화사의 미스터리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앞으로 시조새 로봇, 호모 에렉투스 로봇이 나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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