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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대만 反中 장관, 親中 연예인에 뺨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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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代가수, 연예인 신년응원회서 "脫중국"한다며 다짜고짜 때려

대만에서 '반중(反中)' 성향 장관이 '친중(親中)' 연예인에게 뺨을 맞았다.

22일 오후 타이베이 산완트호텔에서 열린 '연예인 신년 응원회' 자리에서 대만 원로 가수 정후이중(鄭惠中·67)은 인사차 들른 정리쥔(鄭麗君·49) 대만 문화부장(장관)에게 다가가 다짜고짜 뺨을 갈겼다. 뺨을 때린 가수는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앉았고, 장관은 뺨을 감싸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조선일보

정리쥔(왼쪽) 대만 문화부장이 22일 오후 타이베이의 한 신년 행사장에서 가수 정후이중에게 뺨을 맞은 후 놀라고 있다. 사진에는 뺨을 때린 여가수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오른쪽 위에 손만 보인다. 대만 주간지 징저우칸이 동영상을 단독으로 확보해 로고를 삽입해 공개했다. /징저우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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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가수는 장관이 장제스(蔣介石) 전 총통 기념당을 없애려 하는 등 대만의 뿌리를 부정했기 때문에 뺨을 쳤다고 했다. 그는 "두 대는 때리려고 했는데 한 대만 쳤으니 많이 봐준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1980년대 대만 대표 섹시 가수로, 중국 공산당을 지지하는 중화통일촉진당의 당원이다.

정 장관은 대만 독립 성향인 현 정부에서 '장제스 전 총통 지우기' 작업을 이끄는 인물이다. 1949년 공산당에 패해 대만으로 건너간 장제스는 1975년 숨질 때까지 집권해 '대만 건설의 아버지'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현 정부는 장제스를 '중국 대륙에서 건너온 독재자'로 재정의하며 흔적을 지우는 한편 '탈(脫)중국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정치권은 정파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였다. 중국과 통일을 지향하는 성향인 국민당 하오룽빈 부주석은 "정부가 중국 지우기로 민중에게 산 원한이 표출된 것"이라 했다.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페이스북에 "장관이 뺨 맞는 영상을 봤다. 권위주의 시대에 그렇게 행동했다면 결과는 지금과 달랐을 것이다"라고 썼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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