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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넷플릭스ㆍ非백인ㆍ여성… 올해 오스카 화두는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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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영화 ‘로마’.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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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아카데미영화상(아카데미)은 정치ㆍ사회ㆍ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라는 시대적 요구에 후보작 목록으로 응답했다. 세계 최대 동영상스트리밍업체(OTT) 넷플릭스가 투자한 작품이라는 이유로 칸국제영화제에서 거부당한 멕시코 영화 ‘로마’가 최다 부문(10개) 후보작이 됐고, 여성 캐릭터가 이끄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가 9개 부문에서 10개 후보를 냈다. 아프리카 문화에 기반한 서사와 흑인 슈퍼히어로를 내세운 ‘블랙 팬서’는 7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백인 편향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OscarsSoWhite(백인만을 위한 오스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다니던 아카데미에 전례 없던 큰 변화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협회(AMPAS)는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후보로 ‘로마’와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그린 북’ ‘스타 이즈 본’ ‘블랙 팬서’ ‘블랙 클랜스맨’ ‘보헤미안 랩소디’ ‘바이스’를 지명했다. ‘로마’는 넷플릭스 영화 최초로, ‘블랙 팬서’는 마블 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 후보가 됐다.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으며 넷플릭스 영화 최초로 3대 국제영화제(칸ㆍ베를린ㆍ베니스) 최고상 수상 기록을 세운 ‘로마’는 아카데미에서도 강세였다. 작품상과 외국어영화상, 감독상(알폰소 쿠아론), 여우주연상(얄리차 아파리시오), 여우조연상(마리나 데 타비라), 촬영상, 각본상, 미술상, 음향상, 음향편집상 등 총 10개 부문에서 후보를 배출했다. 연기 경험이 전무했던 비 전문 배우 아파리시오는 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고, 쿠아론 감독은 촬영상 후보로도 올랐다. 비백인 주인공에 스페인어 대사, 온라인 배급 등 악조건을 뚫고 최다부문 후보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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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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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와 함께 다관왕 경쟁을 펼칠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는 18세기 영국 앤 여왕의 총애를 받기 위해 경쟁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작품상과 감독상(요르고스 란티모스), 촬영상, 각본상 등에서 ‘로마’와 맞대결한다. 출연 여배우 3인은 여우주연상(올리비아 콜먼)과 여우조연상(에마 스톤, 레이철 와이즈)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여성 파워를 빛냈다.

‘블랙 필름’(연출 제작 등 흑인 주도 영화)도 약진했다. 스파이크 리 감독의 ‘블랙 클랜스맨’은 작품상과 감독상, 편집상, 각색상 등 6개 부문에,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블랙 팬서’는 작품상, 의상상, 미술상, 음악상 등 7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1980년대부터 블랙 필름의 간판 역할을 해온 스파이크 리는 연출작이 생애 처음 작품상 후보에 선정됐다. ‘블랙 팬서’ 미술을 맡은 디자이너 한나 비클러도 미술상 부문 최초 흑인 후보자다. 연예전문지 할리우드리포터는 “모든 면에서 역대 가장 다채로운 후보 목록임을 부인할 수 없다”고 평했다.

한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예비 후보에 올랐던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해 한국 극장가에서 ‘퀸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보헤미안 랩소디’는 작품상과 남우주연상(레미 말렉) 등 5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노린다. 시상식은 다음달 2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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