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중기 info] 기술中企 쓰러지는 일 없게…긴급자금 수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한국워터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슬러지 전기삼투식 탈수기. [사진 제공 = 중소기업진흥공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와카토비 국립공원 내 카포타섬 인근에서 몸길이가 9.5m에 달하는 향유고래가 죽은 채 발견됐다. 죽은 고래가 발견됐다는 것보다 사람들을 더 놀라게 한 것은 고래 배 속에서 무려 6㎏이나 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왔다는 사실이었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 115개, 형체를 알 수 없는 플라스틱 조각 1000여 개, 단단한 플라스틱 19개, 플라스틱 병 4개 등 무수히 많은 쓰레기가 고래 배 속에서 쏟아졌다.

우리 바다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5년 새 우리 바다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비닐봉지 등 쓰레기를 삼킨 채 죽어 있는 물고기가 빈번하게 발견되고 있다. 얼마 전 전북 부안 앞바다에서 어부의 그물에 걸린 길이 70㎝짜리 아귀의 배 속에서 500㎖ 플라스틱 생수병이 나오기도 했다. 플라스틱 등이 촉발한 환경문제가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면서 친환경 기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환경이 지금처럼 오염되도록 방치하면 결국 인간에게 거대한 재앙이 닥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친환경 소재 개발 기업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소재한 '한국워터테크놀로지'가 대표적으로, 이 기업은 친환경 하수·폐수 슬러지 처리기술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하수와 폐수를 정화하면 찌꺼기인 슬러지가 발생하며, 슬러지는 함유된 수분이 제거된 후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이때 수분이 충분히 제거되지 못하면 환경이 오염된다. 슬러지를 탈수하는 방식은 진공탈수, 원심분리, 가압탈수, 벨트프레스 등 다양하지만 이 같은 기계식 탈수 방법은 수분함유율이 80%대로 수분 제거 성능이 떨어지고 약품 사용 등에 따른 2차 환경오염 문제를 야기한다.

2003년 설립된 한국워터테크놀로지는 기존 기계식 탈수 방식에서 탈피해 2008년 세계 최초로 전기 삼투현상을 활용한 전기 침투 탈수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전기 침투 탈수기술은 기계식 탈수 방식으로 제거가 불가능했던 수분까지 제거가 가능해 수분함유율을 60%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다. 슬러지 양도 절반가량만 생긴다. 약품 처리가 필요 없어 슬러지 처리비용까지 감안하면 매우 경제적인 친환경 기술이다.

한국워터테크놀로지는 2013년 환경부에서 환경신기술인증을 받았고, 2014년 우수환경업산업체로 지정되기도 했다.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본, 중국, 러시아를 넘어 루마니아, 폴란드, 헝가리 등 유럽시장까지 진출했다. 특허도 국내 10건, 해외 8건 보유하고 있다.

한국워터테크놀로지가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세계 무대를 넘나들고 있지만 위기도 있었다. 2008년 세계 최초로 전기 삼투현상을 활용한 전기 침투 탈수기술 개발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2009년 제품이 안정화되지 않아 잦은 고장을 일으키면서 보수비용이 급증했다. 경영 실적도 악화됐다. 2014년에는 갑작스러운 수주 감소로 매출이 급감했다. 경영 실적이 나빠지자 시중 은행들이 대출에 난색을 표하면서 자금줄에 적색 경고등까지 켜졌다. 전세정 한국워터테크놀로지 대표는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중진공은 한국워터테크놀로지 기술력과 미래성장성을 높게 평가해 2014년 특허담보대출 5억원을 지원했다.

중진공의 도움으로 급한 불을 끈 한국워터테크놀로지는 경영위기를 돌파하고 매년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2014년 16억원에 그쳤던 매출액은 2015년 35억원, 2016년 36억원, 2017년 54억원까지 껑충 뛰었다. 지난해 예상 매출액은 약 60억원이다. 매출이 증가하자 직원도 2016년 15명에서 2018년 21명까지 늘었다. 혁신성장을 통해 일자리가 창출되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전세정 대표는 "중진공의 지원이 가뭄에 단비와 같이 위기 극복과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며 "끊임없이 기술을 개발하고 해외 시장을 개척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지역 선도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13년부터 시작한 중진공의 특허담보대출은 지식재산권을 경제적 기술가치로 환산해 대출에 필요한 담보로 활용함으로써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담보가 부족한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중진공은 특허담보대출을 통해 지난해에만 102개 중소벤처기업에 약 340억원을 지원했다.

이상직 중진공 이사장은 "중소벤처기업이 혁신성장의 아이콘이 될 수 있도록 정책자금, 수출마케팅, 인력 양성 등 필요한 시책을 현장에서 신속하게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글로벌 혁신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매경·중진공 공동기획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