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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바둑 유학 다녀간 10세 日프로기사 "약한 상대보다 강한 상대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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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무라 스미레 한국서 회견 "하루 빨리 세계 최고되는 게 목표"

조선일보

/한국기원


"바둑의 어떤 점이 좋아요?"

"이길 때 많이 기쁜데 지면 너무 슬퍼요."

"강한 상대와 약한 상대 중 누구와 두는 게 더 재미있지?"

"강한 상대요. 공부가 되니까요."

일본 바둑 사상 최연소 프로기사로 출발하는 나카무라 스미레(仲邑菫·사진)의 기자회견이 22일 한국기원서 열렸다. 2009년 3월생인 스미레는 일본기원이 도입한 영재입단 첫 케이스로 선정돼 만 10세가 되는 올 4월부터 정식 프로기사로 활동하게 된다.

초등학교 4학년인 스미레는 한·일 양국 기자들의 질문 세례에 동석한 부모 얼굴을 보며 응석을 부렸으나 중요한 대목에선 또렷이 답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선 "빨리 세계 최고의 기사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가장 존경하는 기사로는 박정환 9단을 꼽았다. 바둑이 싫어졌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도 했다.

스미레는 세계 여성 최강자 최정 9단과의 대국을 앞둔 소감을 말해달라는 주문에 "열심히 두어서 이기고 싶다"고 전의를 드러냈다. 최정 9단 대 스미레의 지도기는 23일 벌어진다. 스미레가 정선(定先·공제 없이 흑으로 두는 것) 치수로 두기로 했다.

스미레는 세 살 때 바둑을 배워 일곱살 때 한국에 유학, 지난 연말까지 2년간 한종진 도장에서 수업했다. 아버지 나카무라 신야(仲邑信也) 9단은 "한국의 바둑 교육 환경이 더 좋은 데다 일본엔 또래 적수들이 없어 한국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스미레의 어머니는 "식사 문제를 가장 걱정했는데, 스미레가 일본 귀국 후에도 김치찌개를 찾을 만큼 적응을 잘했다"며 웃었다.

한종진 9단은 "스미레의 최대 강점은 상대가 아무리 강해도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바둑을 두는 것"이라며 "기풍도 공격적이어서 세계적 강자로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날 회견장에는 아사히·마이니치·요미우리 등 주요 일간지, NHK 등 일본 10여 개 주요 언론사 보도진이 몰려와 일본의 관심을 짐작하게 했다.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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