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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중대 위험' 경고…'기강 잡기' 나선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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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공산당 중앙당교 세미나서 투쟁정신 무장 강조/“정치·경제 등 각분야서 위기 직면/ 위험 해소가 정부·당간부의 책무”/

불확실한 국제정세·환경 등도 거론/ 위기 의식 높여 적절한 대응 주문도/ 28년 만의 최저 경제성장률 발표돼/ 시 주석, 심각한 외부환경 고민 반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이 직면한 ‘중대위험’을 경고하고, 강한 투쟁 정신을 통한 위험 해소와 정치적 안정을 강조했다. 대미 무역전쟁 격화와 경제성장 둔화라는 위기 속에서 불거지는 ‘공산당 리더십’에 대한 불안을 조기에 차단하고, 당 노선의 계속 견지를 위한 ‘기강 잡기’로 풀이된다.

세계일보

22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北京)에서 각 성 지도자와 부장(장관)이 참석한 공산당 중앙당교 세미나에서 “중국은 현재 정치와 이념, 경제, 과학·기술, 사회, 외부환경 등에서 중대위험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대위험을 해소하는 것은 각급 당 위원회와 정부 및 지도자 간부의 정치적 책무”라며 “이를 해소하는 데 철저히 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지도로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 대회) 정신을 전면 관철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은 2017년 10월 19차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노선을 따르고 실천하라”고 결의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 주석의 이날 발언은 과거와 달리 더 큰 위기감을 반영하고 있다”며 “‘당의 장기집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언급은 새로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현재 중국이 당면한 분야별 위기 및 그 대책을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또 “당이 직면한 장기집권 및 개혁·개방, 시장경제, 외부환경 등에서 불거지는 시련은 장기적이고 복잡하다”고 했다. 특히 “당이 정신적으로 태만해지고, 능력 부족으로 인한 군중 이탈과 부패에 대한 위험은 매우 엄중하다”고 진단했다.

시 주석은 불확실한 국제정세와 복잡하고 민감한 주변 환경을 거론하면서 “‘블랙스완’을 경계하고, ‘회색 코뿔소’도 예방해야 한다”고 했다. ‘블랙스완’은 갑자기 발생하는 위험을, ‘회색 코뿔소’는 간과하기 쉬운 위험 요소를 의미한다.

세계일보

시 주석은 우선 경제 분야 위험을 강조하면서 “국제환경과 국내조건에서 크고 복잡한 변화가 예상된다. 위기의식을 높여 경제 분야 중대위험에 적절히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과학기술 분야에 대해서도 “국가의 안보에 중요한 부분”이라며 “인공지능(AI), 드론, 자율주행 등 첨단 산업 발전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했다.

시 주석의 중대위험 경고 발언은 중국이 28년 만에 가장 낮은 6.6%라는 경제성장률(GDP)을 발표한 날 같이 나왔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이 복잡하고 심각한 외부환경 요인을 거듭 강조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대미 무역전쟁 등 ‘중국 굴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본격적인 대중국 견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공산당 지도부의 정신무장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새해 벽두 릴레이 지도자 회의를 갖고, 내부 단결과 시 주석에 대한 충성 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일 제19기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서 당 지도부는 “시 주석 집권 1기에 이룩한 반부패 투쟁의 압도적 승리를 바탕으로 향후 투쟁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이어 지난 17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민주당파, 전국상공인연합, 무당파인사와의 좌담회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계속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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