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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北·美, 일단 '핵동결' 무게… 장기전 가나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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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협상 종료 불구 결과는 공개 안해 / 2차 정상회담 핵심목표 입장차 좁힌 듯 / 폼페이오 “북핵·미사일 확장능력 줄여야”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고위급회담과 실무회담을 마무리하면서 2차 정상회담의 핵심 목표에 대한 입장을 좁히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협상 결과물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미국 조야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서 비핵화 논의가 장기전에 돌입했다는 해석도 불거졌다.

북·미 양국은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하크홀름순드 콘퍼런스’에서 열린 실무회담을 마무리한 다음날인 22일에도 협상 결과에 대해 특별한 발언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반면 지난 19일(현지시간)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된 북·미 실무회담에 적극적 역할을 한 스웨덴 외교부는 “건설적인 대화가 오갔다”는 평가를 내놨다. 분위기로 미뤄 양국이 공감대를 확대하면서도 견해 차이를 크게 좁히지 못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세계일보

북·미 양국은 단계적 비핵화라는 큰 틀에 대해 합의를 보고 있다는 신호를 지속해서 보내왔다. 따라서 양국 간 이견이 있다면 비핵화의 수준이나 순서에 맞춰져 있을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동결→신고→검증→폐기의 수순을 거치던 비핵화 과정이 ‘검증’ 단계에서 좌초된 전례가 많았다.

이를 의식한 듯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9일 미국 최대 지역방송 네트워크 싱클레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비핵화가 긴 과정이 될 것을 알고 있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확장 능력을 줄이길 원한다”고 말했다. 비핵화 프로세스의 앞 단계인 ‘동결’ 부분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경화 외교장관도 지난 18일 영문 유튜브 채널 ‘코리아나우’와 인터뷰에서 “비핵화 조치가 꼭 순서대로 이뤄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스웨덴 협상에 앞서 한·미 외교당국이 비핵화 순서에 대한 입장을 조정하도록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북·미 양국이 세부 내용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신경전을 벌였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이 강 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미 결과 및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문제를 논의한 뒤 발표한 보도자료 문구가 이전과 달라진 점도 비핵화 협상이 장기전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한·미 외교 장관 통화 뒤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항상 들어가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 문구를 쓰지 않았다. 반면 미·일 외교 장관 통화 보도자료에는 ‘북한의 FFVD를 위한 협력을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핵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동결 대 제한적 제재완화로 끝날 경우 반발할 가능성이 높은 일본에 대해서는 FFVD가 최종 목표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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